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6일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제도 폐지와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을 골자로 한 경제민주화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내세웠던 대기업집단법 제정과 기존 순환출자 의결권 제한, 재벌총수 국민참여재판, 계열사 지분조정명령제 도입은 모두 제외됐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하는 방안보다는 경제적 약자 보호와 공정경쟁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드시 모두가 함께 공존하고 시장질서를 바르게 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35개 정책과제로 이뤄진 경제민주화 공약을 제시했다.

중소기업청장이나 조달청장 등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하는 경우 공정거래위원장이 의무적으로 고발하는 방법으로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제도를 폐지했다. 나아가 박 후보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고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위법행위 금지를 청구하는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기존 순환출자는 유지하고 신규 순환출자에 한해 금지하는 한편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했다.

금산분리 강화를 위해서는 금융∙보험 계열사의 비금융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을 현행 15%에서 10%로 낮춘 뒤 앞으로 5년간 1%포인트씩 인하해 최종 5%선에 이르도록 했다. 이밖에 ▦금융계열사가 일정요건 이상일 경우 중간금융지주회사 의무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 9%→4% ▦대주주적격성 심사 금융∙보험회사로 확대 등이 포함됐다.

박 후보는 대기업집단법이 '중장기 검토과제'로 우선순위에서 밀린 데 대해 "세계적으로 선례가 거의 없고 현행 법체계와 충돌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