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TV는 신성장동력"

최세훈대표, 스마트TV 공개… 국내 포털 업체 첫 진출
다양한 콘텐츠로 차별화… 망중립성 논란은 재점화


“인터넷에서만 유통되던 콘텐츠와 서비스를 다음TV로 손쉽게 활용할수 있습니다. TV시청 습관까지 바꿀 다음TV를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습니다”

국내 포털 업계의 대표주자인 다음이 스마트TV시장 주도권을 잡겠다고 선언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2일 제주시 영평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TV 플랫폼인 ‘다음TV’와 이를 탑재한 첫 스마트TV 셋톱박스인 ‘다음TV 플러스’를 공개했다. 국내 포털 업체가 스마트TV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세훈(사진∙46) 다음 대표는 “다음TV는 그동안 다음이 구축한 콘텐츠 기술력과 서비스 노하우의 집결체”라며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먼저 열어젖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TV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TV 플랫폼으로 스마트TV에 최적화된 전용 프로그램의 일종이다. 다음은 지난해 3월 국내 중소기업인 가온미디어, 크루셜텍과 손잡고 자회사 다음TV를 설립하고 스마트TV용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기존 스마트TV가 단순히 TV에 인터넷이 더해진 수준이었다면 다음TV는 다음의 다양한 콘텐츠를 한층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TV를 통해 이용자들의 TV 시청 방식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TV를 이용하면 TV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스마트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TV를 보는 즐거움을 모든 기기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사용자경험(UI)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다음이 제공하는 다음 클라우드, 다음 TV팟 등의 서비스는 물론 어린이 포털 다음 키즈짱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뽀롱뽀로 뽀로로’ 등 2,500여편의 애니매이션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음은 다음TV 플랫폼을 탑재한 첫 제품으로 다음TV 플러스를 내놨다. 다음TV 플러스는 기존 인터넷TV(IPTV)처럼 셋톱박스 방식이지만 기능 면에서 여러모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고화질(HD) 디지털 지상파방송을 바로 시청할 수 있도록 업계 최초로 TV튜너를 내장했고 와이파이를 수신 기능을 지원해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리모컨은 음성, 터치, 자판 등 다양한 입력방식을 지원한다.

최 대표는 “기존 스마트TV 이용자들의 TV 시청 방식을 분석한 결과 스마트TV의 핵심 기능은 여전히 TV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다가도 버튼 하나만으로 곧장 TV를 시청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리모컨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미 주요 케이블TV 서비스업체와도 다음TV 플랫폼을 탑재한 전용 셋톱박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앞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TV 제조사와도 손잡고 일체형 스마트TV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다음TV 출시를 전후해 스마트TV가 과도한 데이터를 소모해 통신사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른바 ‘망중립성’ 논란 역시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TV는 다음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점에서 향후 다음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업계에서는 다음을 놓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보다 경쟁업체들의 서비스를 따라하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다음TV의 성적표에 경쟁업체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는 애플과 구글도 본격적으로 스마트TV시장에 진출한 예정이어서 네이버(NHN), 네이트(SK커뮤니케이션즈) 등의 대응도 뒤따를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은 앞서 온라인 검색시장에서 네이버에 1위를 내준 데 이어 모바일이 주도하는 시장에서도 카카오톡, 트위터 등 신생 업체와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다음TV는 그간 보수적인 사업 전략을 펼쳐온 다음이 공세적으로 변하는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국내 포털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