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4월 20일] 케이블TV 규제방식 아쉽다

케이블TV방송사(SO)의 네트워크 공사나 서비스 개선을 위한 작업은 고객이 TV를 시청하지 않는 새벽 시간에 주로 이뤄진다. 콜센터 직원들은 24시간 공휴일도 잊은 채 전화상담을 하며 가격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SO들이 난시청 해소와 다채널 제공, 초고속인터넷 가격 인하, 디지털케이블TV를 통한 양방향서비스 제공 외에도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 몇 년간 끊임없이 노력해온 결과다. 현재 유료방송시장은 말초혈관같이 광동축혼합망(HFC)를 깔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블TV산업이 지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업계가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산업이 더 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제로 발전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때에 타이밍이란 정말 중요하다. 제값 받는 시장이 형성되지 못해 SO는 다른 수익으로 투자비를 충당하고 있고 통신사는 통신사업 수익 위에 해지방어와 마케팅 차원에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체 간 차별화 없이 플랫폼만 많아지는 구조가 시청자 복지라고 볼 수 없다. 케이블TV가 독점사업이라는 것은 케이블사업자를 전부 합친 일반화일 뿐인데 그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거나 사업을 펼치는 데 제약받는 것이 아쉽다. 더욱이 방송시장에 대한 규제와 달리 융합시장이라는, 결합상품이라고 읽는 부분에 대한 규제는 약한 편이다. SO들은 아날로그 시대의 과당 경쟁을 피해 디지털투자를 시작했지만 꽃을 피우기도 전에 인터넷(IP)TV라는 정책적 추진 과제에 부딪혔다. 이제 시장은 단순히 방송시장만의 선순환 구조가 아닌 결합서비스 시장에서의 선순환 구조가 필요해졌다. 품질 높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수익 창출을 통한 선순환 투자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 또한 SO의 HFC망이 가지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디지털셋톱박스를 활용하도록 도와주는 정책방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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