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 K200 USD 선물 바이셀'
코스피200지수 오를수록 환율 떨어질수록 수익 높아
● '현대 able 코스피200…'
지수 보합·완만한 등락세에 옵션 프리미엄만큼 초과수익
● '한투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박스권서 수익 내는 구조… 상승장일 땐 수익률 낮아
직장인 손석진(35)씨는 적금 만기로 생긴 여윳돈 1,000만원을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할 지 고민하고 있다. 소액으로도 구글이나 알리바바 등 해외 우량 대형주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손 씨는 "해외 유명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에는 부담이 됐는데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ETN을 잘 활용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해 투자를 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에도 ETN 시장이 오는 17일부터 개설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넘을 투자 대안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TN은 기초지수 변동과 연동된 수익을 지급하기로 약속한 파생결합증권으로, 일반적인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구조는 ETF와 유사하나 발행주체·신용위험·기초지수·자산운용·상품구조·만기 등 특징에 차이가 있다.
ETN은 증권사가, ETF는 자산운용사가 각각 발행한다. 기초지수 구성도 다르다. ETN은 5개 종목 이상으로 구성하지만 ETF는 10개 종목 이상이다. 자산운용에 있어 ETN은 운용제한이 없지만 ETF는 동일종목 편입비중을 30% 이내로 하는 등 제약이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ETN은 해외지수·원자재·금리·변동성 등으로 투자대상으로 넓히고 롱쇼트, 섹터 로테이션, 옵션매도 등 투자전략도 활용 가능하다"며 "접근조차 어려웠던 투자대상과 전략을 일반 투자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액으로 고가의 대형 우량주에 분산투자 효과를 내고 국내에서 알리바바 등 글로벌 우량주 투자도 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설명이다.
ETN은 약정된 기초지수 수익을 제공하지만 ETF는 운용실적에 따라 투자수익이 다르다. ETN 만기는 1년 이상, 20년 이하지만 ETF는 만기가 없다는 점도 큰 차이다.
지난달 기준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대부분 증권사의 CMA 금리는 1% 후반대로 떨어졌다. 그나마 높은 금리를 주는 곳이 기준금리와 같은 2.0%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손에 쥐는 이자수익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금융상품 수요는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는 오는 17일부터 거래되는 상장지수증권(ETN)가 이런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TN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기초지수의 등락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며 주식처럼 장중에 사고팔 수 있는 투자상품이다.
이번에 신규로 ETN을 발행하는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삼성증권(016360),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 6개 증권사다. 시장 개설 초기인 만큼 자기자본 1조원 이상 증권사만 중위험·중수익 위주의 안정적인 상품을 내놓도록 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궁금해할 법한 ETN의 수익구조는 투자기간 동안의 기초지수 수익률에서 약정보수 등 관련 비용을 뺀 나머지를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ETN의 기초지수는 변화무쌍하다. ETN 기초지수는 맞춤형 지수로 국내외 주식·채권은 물론 전략·변동성 상품 등 다양한 투자전략 수용이 가능하다. ETN만의 차별화된 핵심영역으로 전략형·구조화·변동성 상품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제한영역으로는 시가총액 가중방식의 시장대표지수 및 섹터지수가 있다.
상품구조를 살펴보면 기초지수의 구성 종목수는 5개 종목 이상이다. 동종자산일 경우 주식·채권 각 5개 종목 이상이며 국채의 경우 3개 종목을 넘으면 된다. 이종자산인 경우 파생상품과 주식을 혼합하며, 파생상품 기초자산도 5개 종목 이상이어야 한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상장지수증권(ETF)는 10종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200선물과 미국달러선물을 활용해 롱·쇼트전략을 구사하는 '신한 K200 USD 선물 바이셀·USD K200 선물 바이셀 ETN'을 출시한다. 'K200 USD 선물 바이셀'은 코스피200선물 매수, 미국달러선물 매도 효과가 있는 상품이다. 코스피200지수가 오를수록,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수록 수익이 커진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환율 약세, 주식 강세가 진행될 때 수익이 극대화되는 셈이다. 반대의 경우엔 손실이 커진다.
우리투자증권은 직전 12월 선물만기일 대비 주가가 20% 이상 하락하지 않은 시가총액 상위 3% 이내 대형주 중에서 변동성 상위 10개 종목을 추려 만든 '빅 볼(Big Vol)' ETN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증권은 코스피200주식에 투자하면서 채권투자나 롱쇼트전략을 통해 1%포인트 내외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와 'able 퀀트비중조절'을 상장한다.
코스피200 지수가 급등할 경우 최대 수익은 제한되지만 지수가 보합에서 완만한 등락을 보일 경우 옵션 프리미엄만큼의 초과 수익이 가능한 상품이다.
KDB대우증권은 2000년 이후 저변동성 종목이 코스피200보다 대체로 좋은 성과를 나타낸 데 착안해 '로우볼 ETN'을 준비했다. 금융·내수·유틸리티 업종에 높은 비중을 둬 정부 내수활성화 정책 수혜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락장에선 손실을 줄이고 박스권에 있을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ETN을 내놓는다. 코스피200 선물매수, 콜옵션매도(특정 지수대에 살 수 있는 권리를 '프리미엄'을 받고 상대방에게 파는 전략) 포지션을 기초지수로 만든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이다. 지수가 하락할 때나 박스권에 있을 때, 콜옵션 매수자의 권리 포기로 콜옵션매도 포지션이 프리미엄을 고스란히 챙기는 데 주목한 상품이다. 그러나 상승장에선 콜옵션매도에서 손실이 나기 때문에 선물에만 투자할 때보다 수익이 적다.
삼성증권은 유럽 25~100개 배당주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는 'Perfex 유럽 고배당 주식' ETN을 내놓는다. 세전 수수료가 연 0.9%로 연 1.6~2.1% 정도인 유럽배당펀드보다 저렴하다.
ETN 투자는 주식 투자와 똑같다.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투자금을 입금한 후 전화나 HTS, MTS 등을 통해 원하는 ETN를 주문하면 된다. 기존 주식계좌가 있는 투자자라면 별도 계좌를 개설할 필요가 없다.
증권거래세는 면제된다. 현금 분배금과 매매차익엔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국내 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ETN의 경우엔 환매 대신 장내 매도하면 배당소득세가 면제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N은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어려운 헤지전략이나 국내외 우량주바스켓 등의 상품에 소액으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신규투자기회를 제공한다"며 "기초지수 하락 시엔 손실이 나기 때문에 수익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목 조성진 기자 금융투자상품 투자자라면 투자위험은 항상 꼼꼼하게 챙겨야 할 과제다. 대박을 쫓아 고수익만 추구하다 원금 손실로 쪽박 차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다. 특히 ETN은 파생상품이므로 더욱 관심을 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TN 투자를 결정할 때 따져봐야 할 사항은 발행사의 신용위험, 기초자산 가격변동위험, 상장폐지 위험 등이 있다. ETN은 증권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상품으로 무보증·무담보 회사채와 같은 신용위험이 존재한다. 기초지수 수익률과 상관없이 투자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또 ETN은 기초자산 가격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기초지수 하락 시 손실이 발생한다. 원금비보장 상품이란 얘기다. 유동성 부족 위험도 뒤따른다. 발행수량이 투자자에게 전량 매출되거나 추가상장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다. 발행회사 자격, 기초지수·유동성공급자(LP)·상품규모 요건 등을 충족시키지 못해 상장폐지된다면 손실을 본다. 다만 발행회사의 파산이 아닌 경우에는 지표가치로 상환이 가능하다. 지표가치란 주당 실질가치로 기초자산 가치의 변화율에서 제비용을 차감해 계산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서 매영업일 1회 산출해 코스콤을 통해 거래소 및 증권사로 전송한다. 지표가치는 앞서 언급한 대로 투자자의 상환 시 상환기준가로 쓰이며 괴리율 판단기준으로도 사용된다. 괴리율은 시장가격과 지표가치의 차이를 뜻하며, 시장가격에서 지표가치를 뺀 후 그 값을 지표가치로 나눈 후 100을 곱해 백분율로 환산한다. 장종료 후 1회 산출되며 종가의 고평가·저평가 여부를 판단하고 LP 교체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표가치와 괴리율은 ETN 투자의 주요 지표이므로 반드시 알아둬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