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만델라의 도덕적 용기, 전세계에 영감"

두딸과 손주 등 만델라 가족과 면담…만델라는 안 만나
주마 대통령 "만델라 위중하지만 안정된 상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남아공 민주화에 헌신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업적에 찬사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프리토리아에 도착, 대통령궁인 유니언 빌딩에서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디바(만델라의 존칭)의 도덕적 용기는 내게, 그리고 전 세계에 영감을 불어넣었다"고 말했다.

이어 "만델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가운데 하나"라며 "그와 남아공의 승리는 인간의 영혼 깊은 곳에 있는 무언가를 움직인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만델라는 원칙의 힘을 향한 불빛(beacon)"이라며 "최근 (위중한) 그를 향해 쏟아지는 사랑은 정의와 존엄성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 열망은 계층이나 인종, 국가를 초월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미국민과 전세계 모든 이들의 마음이 만델라와 그의 가족과 함께 할 것이라며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이에 주마 대통령은 "만델라와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의 첫 번째 흑인 지도자라는 점에서 역사로 묶여 있다"며 "두 사람 모두 수백만 아프리카인들의 꿈을 짊어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주마 대통령은 만델라의 상태에 대해 "위중하지만 안정적"이라고 재확인했다.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만델라 전 대통령의 두딸과 몇몇 손주 등 가족을 사적으로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과 만델라 가족 간의 만남은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만델라기념관에서 30분 동안 이뤄졌으며, 기념관 밖에는 오바마가 떠날 때까지 소규모 군중이 모여 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만델라 전 대통령의 부인 그라사 마셸(68) 여사와는 전화 통화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만델라 전 대통령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으로부터 평화와 위안을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가족들을 진심으로 성원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마셸 여사는 오바마 가족이 보내준 "성원에 힘을 얻었다"면서 "이들이 보내준 위로와 더불어 힘과 영감에 찬 메시지들을 영광스럽게 생각해 이미 마디바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그러나 만델라가 입원한 병원을 방문하지는 않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AFP통신에 "만델라의 평화와 안정, 가족의 의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만델라가 입원한)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만델라는 폐 감염증이 재발해 지난 8일 수도 프리토리아의 메디클리닉심장병원에 입원했으며 23일 밤부터는 위독한 상태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남아공 도착에 앞서 만델라가 자신의 개인적인 영웅이라며 칭송했으나 방문 기간 '사진 촬영을 위해' 만델라를 만나지는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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