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한 세리머니 팬 서비스로 봐주세요

■ KLPGA 5개 부문 선두 장하나 인터뷰
샷·퍼트 성공 때마다 큰 제스처에 설왕설래
"악플 있지만 재미있게 보는 사람이 더 많아"
배 꼬임 느끼고 골반 이용하는 게 장타요령

지난 26일 두산 매치플레이 우승뒤 싸이의 '젠틀맨' 안무로 첫 승을 자축하는 장하나. 그는 "집에서 쉴 땐 뮤직비디오를 보며 최신 유행 댄스를 따라 한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서울경제DB

“세리머니 과하다고요? 팬들 즐거움이 우선이죠”

“지난해 후반기부터 최고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드라이버 샷 감을 완전히 잡은 것이냐’는 질문에 돌아온 장하나(21ㆍKT)의 시원한 대답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드라이버로 평균 280야드를 날리고 우승 세리머니로 싸이의 ‘젠틀맨’ 안무를 선보인 장하나. 28일 전화로 만난 장하나는 인터뷰마저도 시원시원했다. 최근 불거진 ‘세리머니 논란’에도 씩씩하기만 했다.

그는 최근 거의 매 대회 우승 경쟁을 벌이면서 TV 중계 카메라에 자주 잡힌다. 그러다 보니 평소 굿 샷이나 퍼트 성공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드는 동작이 도마에 오르곤 한다. 화끈하고 보기에도 좋다는 반응도 있지만 동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는 “악플(악성 댓글)도 있지만 재미있게 봐주는 분들도 많다”며 “다른 선수들한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 26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통산 2승)에 성공한 장하나는 KLPGA 투어에서 ‘대세녀’로 통한다. 상금(2억9,000만원)과 대상 포인트부터 드라이버 샷 거리(279.19야드), 평균 타수(71.05타), 톱 10 진입률(85.71%)까지 5개 부문에서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데뷔 이후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장타로 이름을 날린 장하나는 지난해 10월 드라이버 입스(불안감)를 이겨내고 첫 승(KB금융 스타챔피언십)을 올렸다. 이번엔 정교한 쇼트 게임까지 과시하며 ‘매치퀸’으로 등극했다. 장하나는 “베트남 다낭 동계훈련 때 100야드 안쪽 어프로치 샷을 매일 3~4시간씩 연습했다”며 “같은 위치의 볼도 여러 방법으로 칠 수 있게 됐다. 56도 웨지를 많이 쓰지만 유틸리티 클럽으로 굴리는 법도 익혀 대회 중에 성공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 장창호 씨에 따르면 장하나는 두산 매치플레이 6경기(64강~결승)에서 8언더파를 기록했다. 매치플레이는 스코어를 매기지 않지만 유일한 언더파였다고 한다. 그린이 마스터스 수준으로 빨랐던 라데나CC에서 그 정도 스코어라면 송곳 같은 어프로치 샷과 귀신 같은 퍼트 감이 동반됐다는 얘기다. 장하나는 “지난 대회(연장 준우승)를 통해 퍼트 때 너무 신중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라이를 자세하게 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더라고요. 스피드감만 신경 써서 홀에 붙인다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그러니까 들어가기 시작했어요.”(웃음)

장하나의 골프가 시간이 갈수록 섬세해지고 있지만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역시 장타다. 그에게 장타 요령을 물었다. 장하나는 “두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첫째는 테이크백 때 배의 꼬임을 느끼는 것, 둘째는 다운스윙 때 골반을 이용해 꼬임을 푸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장타는 힘이 아니라 스피드에서 나와요. 드라이버를 거꾸로 들고 바람 소리를 크게 내는 스윙 연습을 추천합니다.”

미국 진출보다 국내 무대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장하나는 “골프는 정적인 스포츠지만 동시에 함께 즐기는 스포츠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장하나 경기를 보면 가슴이 후련하고 재미있다”는 칭찬을 듣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장하나, 그녀가 앞으로 펼칠 경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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