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매출 2위자리 잡아라"의약분업 본격시행 앞두고 경쟁치열
국내 제약업계의 「매출2위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액 순위에서 동아제약이 2,000억원을 넘겨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종근당·녹십자·유한양행·중외제약 등이 1,000억~1,200억원대의 매출로 「업계 2위」자리매김을 위해 4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2~5위간의 매출액 격차가 수십억원대에 불과, 의약분업이라는 변수가 본격화되면 매출액 서열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먼저 지난해 매출 2위인 종근당의 경우 올 상반기 목표치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아직까지 2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종근당은 작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 수성이 수월치만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반면 지난해 3위 녹십자는 상반기 매출이 목표치를 웃돌아 2위와의 격차가 50억원대 이하로 좁혀진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대형병원 처방약 위주의 제품구조로 갖고 있는 유한양행과 중외제약 역시 두자릿수 매출증가율로 1,000억원대 이상을 기록, 2위자리를 넘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살얼음 같은 매출액 경쟁의 최대변수는 8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의약분업. 업계는 「누가 병원시장에서 경쟁력를 보일 것인가」에 따라 2위싸움의 승패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약사법 개정 방향을 볼때 상용처방품목에 많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리지널 약, 다빈도 처방약과 분업예외 약품을 많이 확보한 회사가 유리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병원시장 판매실적과 전체 매출순위와 상관관계가 예년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외제약과 동아제약 등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작년 보다 최고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분업이 본격 시행되면 국내 업체들의 병원용 의약품시장에서 우열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이 결과가 업계순위를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약국시장에 대한 마케팅 경쟁력을 병원시장으로 확산시키는데 꾸준히 공을 들여온 대웅제약, 한미약품, 일양약품 등의 상반기 매출액도 작년 보다 9~17%가 늘어 2위싸움의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김태현기자THKIM@SED.CO.KR
입력시간 2000/07/1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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