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혁신과 윤리경영] "내수진작·일자리창출 앞장선다"

한전·토공·주공등 하반기 투자규모 대폭 확대
정부 재정 조기집행 발맞춰 장기사업 일정당겨
하반기 3,000여명 충원 청년실업 해소 일조도

'내수진작과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 공기업들이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는데 앞장서기 위해서다. 당초 예정된 올 하반기 투자규모를 확대함은 물론 정부의 재정조기 집행에 발맞춰 장기 사업 계획들도 내년초로 속속 앞당길 예정이다. 공기업들의 역할은 투자확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실업을 줄이기 위해 정부산하 투자 기관과 출자기관들이 정원충원에 적극적이다. 정부 역시 경기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노력한 공기업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재무적 수익성에 집중돼 있는 경영평가 기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투자규모 당초 계획보다 늘려=경기활성화를 위해 재정 외에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는 현 상황에서 공기업들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ㆍ한국토지공사ㆍ대한주택공사ㆍ한국수자원공사ㆍ한국도로공사ㆍ한국가스공사 등 대표적인 6개 공기업들은 투자활성화를 위한 내수진작 차원에서 올 하반기에서 내년까지 투자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4조8,000억원 가량 늘릴 방침이다. 한국전력공사 등 6개 공기업은 당초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43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투자규모를 48조4,000억원까지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 예정된 투자사업 가운데 하반기에 조기 착수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 집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상반기 83조7,000억원의 조기집행과 하반기에 4조5,000억원의 추경편성, 1조5,000억원의 공기업 투자 추가 확대 등으로 재정을 통한 경기부양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 12개 공기업들은 12조1,000억원의 투자,올 전체 투자규모(19조4,000억원)의 62.1%를 집행했다. 특히 정부가 내년 경제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에서 1930년대 세계대공황 때 추진했던 ‘뉴딜정책’과 같은 범 국가적 경제회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기업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판 뉴딜정책’은 건설경기 연착륙을 위한 SOC투자사업에다 참여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당수 대형 국책사업과 민간사업이 포함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한 택지개발과 신도시 조성사업이 유력한 프로젝트로 거론되고 있다. ◇청년실업 해결 앞장 서=공기업들은 올 하반기중에 3,000명가량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투자기관과 출자기관의 정원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가 어려워 장기적으로 경영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청년실업 현상이 극심해 각 기관의 인력 증원을 가능한 한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정원을 늘리게 되면 기관별 인력 규모가 커져 올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꾸준히 채용규모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증원을 협의중인 곳만 KOTRA, 한국토지공사 등 19곳이다. 지방대 출신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계층에 대한 공기업 취업문도 넓어진다. 공기업들은 예산처와의 협의를 통해 지역인 재추천제 등의 도입을 검토중이다. 전화상담원 등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도 적극 발굴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한전 도로공사 등 150여 개 공공기관과 정부 산하기관은 사내 연수원 등 시설물을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여성채용에 대한 편견도 바뀌고 있다. ‘금녀회사’라는 내부 분위기로 유명했던 주택공사는 여성직원이 결혼이나 출산을 하면 퇴직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조직 전체가 지나치게 경직됐지만 여성인력 채용을 확대하고 가사휴직제와 출퇴근시차제를 실시하면서 조직분위기를 일신했다는 평가다. 직장 보육시설도 크게 늘었다. 상시 명예퇴직이 관례처럼 이뤄지던 신용보증기금은 임금피크제를 성공적으로 도입 한 사례다. 명예퇴직으로 조기퇴출에 대한 직원 거부감이 커졌지만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직군을 바꾸고 임금지급을 줄이는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면서 전체 조직의 근로생산성이 높아졌다.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부담도 줄이면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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