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폭력…안방극장 '유혈'

시청률 끌어올리기 집착 자극적 내용 시청자 눈쌀수 방송 총기난사, 폭력 및 감금 등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TV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점령,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가족 시청 시간대에 선혈이 낭자한 장면까지 무차별로 내보내는 이런 드라마들은 대부분이 동 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보다 시청률에서 밀리거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 작품들이다. 한 드라마의 경우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방송 회분 이후 시청률이 급상승, '시청률 끌어올리기'에 지나치게 집착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종영한 SBS 드라마 '순수의 시대'의 경우 삼각 관계의 치정에 견디다 못한 동화(박정철 분)가 오랜 친구인 주인공 태석(고수 분)에게 총을 쏘는 어이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총기 휴대 자체가 일반적이지 못한 국내 상황을 감안한다면 극적 마무리를 생각한 구도라 해도 도를 넘었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 KBS2 월화드라마 '러빙 유'역시 이에서 멀지 않다. 당초 '가을동화'와 '겨울연가'의 맥을 있는 순수하고 상큼한 내용의 여름드라마를 표방했지만 현재 방송 전개는 이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지난 주 방송분에서는 여주인공 다래(유진 분)가 폭력배에 의해 납치, 감금되는 장면이 방송됐고 26일에는 이에 맞서는 혁(박용하 분)과 폭력배의 격투 신이 전파를 탔다. 예상된 전개임을 감안하더라도 '쿨(cool)'한 드라마라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기에 충분한 연출이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미니시리즈 뿐 아니라 6개월 단위로 장기 방송되는 주말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다. SBS 주말드라마 '그 여자 사람잡네'에서는 지난 주 결혼을 하루 앞둔 새신부 복녀(강성연 분)마저 폭력배들에게 납치당했다. 이 주말 방송분에서는 또 복녀를 기른 어머니 선녀가 다시 한 번 감금되는 전개가 예정돼 있다. SBS 주말 드라마 '라이벌'에서는 폭력배의 위협 등이 아예 드라마의 주요 모티브가 된다. 주역의 한 축으로 설정된 우혁(김재원 분)이 폭력배 조직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극 전개 상 꼭 필요치 않은 격투 장면 등이 자주 눈에 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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