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用兵者 修道而保法 故能爲勝敗之政(선용병자 수도이보법 고능위승패지정).
‘용병을 잘 하는 사람은 지도력을 잘 수양하고 법과 제도를 잘 보전한다. 고로 승패를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전쟁을 잘 하는 사람은 우선 도의적인 정치를 베풀어 백성들이 군주와 국가를 위해 목숨 버리기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든다고 한다. 이상적인 전략가는 무기나 병력의 점검에 앞서 명령체계와 병사의 사기를 먼저 살핀다고 한다.
골프는 누가 적은 타수를 기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하지만 골퍼에 대한 평가는 스코어나 기량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골프를 즐기다 보면 플레이의 기술 측면이나 재미 요소 때문에 그 이외 것들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라운드 내내 상대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생각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허다하다.
에티켓에 있어서 만큼은 친분이 있는 동반자라 하더라도 처음 만난 골퍼와 플레이 할 때처럼 지켜야 한다. 아는 사람일수록 긴장감이 사라져 자신의 경박한 일면을 은연중에 내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퍼로서의 내 수준이 비쳐지는 거울은 바로 기술적인 실수보다는 룰 엄수 정도다. 내가 룰을 얼마나 제대로 지키려고 하느냐 하는 것은 동반자가 나를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 드롭 위치를 룰에 어긋나게 한다거나 드롭(drop)이 아닌 숫제 드로(throw)를 하고, 그린에서 볼보다 한참이나 앞쪽에 마크를 한다면 금세 동반 라운드 기피 대상으로 변해가게 될 것이다.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내면의 세계와 정신력의 무장이라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겠다-이 자신의 골프를 보다 탄탄하게 할 수 있다. 룰과 에티켓은 일견 스코어와 무관해 보이지만 심리 상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기력과도 상당부분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봐야 한다.
한 사람의 진정한 골퍼는 샷 기술 뿐 아니라 룰과 에티켓, 매너, 자제력 등의 요소를 고루 갖출 때 비로소 탄생되는 것이다. /MBC-ESPN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