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방허브' 톈진 빈하이를 가다] 염전이 첨단산업단지·마천루 탈바꿈상하이의 4배규모 개발에 97兆원 쏟아부어제조업서 물류·금융으로 성장내용도 환골탈태한국 경제자유특구는 4년째 제자리 걸음 '대조' 빈하이=오현환 기자 hhoh@sed.co.kr "염전벽해(鹽田碧海)" 중국 4대 직할시로 베이징과 접한 톈진시 중심구에서 진빈 고속도로를 타고 보하이만쪽으로 50km가량 달려 맞이한 빈하이 신구에 대한 첫 느낌이다. 도로 양쪽에는 지은 지 2~3년 가량 된 깨끗한 마천루들이 줄 지어 서 있다. 대부분 높고 깨끗하되 중국의 전통미를 살린 중국형 대형 빌딩들이다. 중심대로의 하나인 편도4차선 남해로 왼쪽에는 골프장, 오른쪽에는 초대형 빈하이신구 관리위원회 건물이 버티고 서 있다. 빈하이의 면적은 2,270㎢(6억8,668만평)로 상하이의 4배, 톈진시 중심구의 6배, 베이징시 중심구의 2~3배다. 빈하이 개발의 시초는 1984년12월 중국 국무원이 1기 국가급개발구인 톈진경제기술개발구(TEDA)로 지정하면서부터. 1986년에 등소평이 TEDA 시찰 때 항구와 시중심간 미개발지역의 필요성과 성장잠재력을 언급하고 1994년 톈진시 인민대표자회의가 10개년 빈하이 건설목표를 설정되면서 본격화했다. 당시 대부분 염전이었던 땅들은 벌써 초호화 호텔, 빌딩, 공원, 산업단지 등 그야말로 염전벽해를 이뤄냈다. 염전을 포함한 빈하이 신구의 습지와 수면면적은 지금도 29%를 차지한다. 빈하이신구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93~2005년까지 톈진시의 국내총생산(GDP)은 빈하이신구 개발에 힘입어 연평균 12.9%씩 성장, 1인당 GDP가 4,328달러로 급상승했다. 전자,자동차, 화공, 제약 등 분야에 글로벌 500대기업 중 1,700여개사가 입주해 있다. 빈하이를 중심으로 톈진시에 투자한 한국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금호타이어 등 2,450개, 투자총액이 42억달러, 교민은 4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빈하이의 비상은 이제부터다. 2005년 10월 공산당 제16기 5중전회에서 빈하이신구를 상하이 푸둥신구와 동등한 수준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하고 2006년4월 중국국무원이 빈하이 신구를 종합개혁시험구로 지정한 후 개발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리차이량 빈하이신구관리위원회 정책법규연구실 부처장은 "11차 5개년경제개발 계획의 첫 해인 2006년 이미 700억위안(8조5,365억원)이 기반시설에 투자 됐고 올해 1,000억위안(12조1,950억원)이 투자되고 2010년까지 총 7,000억~8,000억위안(97조5,600억원)이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 곳곳에는 온통 크레인들이 넘처 난다. 비와 바람이 거의 없고 습도가 높은 기후 영향이 적지 않지만 도시를 온통 뒤덮고 있는 누런 스모그들은 역설적으로 급변하는 빈하이의 미래를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빈하이 성장의 내용도 환골탈태(換骨奪胎)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에서 물류, 금융, 첨단산업, 서비스업쪽으로 질적인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외한은행 톈진 지점 류금성 차장은 "이대로 간다면 향후 3~5년내에 상하이 푸동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톈진과 베이징 사이에는 1시간 가량 걸리는 현재 2개 고속철도 노선에 이어 내년 6월에는 30분내 이를 수 있는 새 고속철도가 문을 연다. 톈진국제공항은 활주로가 2개가 추가로 신설돼 지금보다 3배가량 늘어난, 베이징 국제공항과 동등한 수준으로 탈바꿈 한다. 11차5개년 계획이 끝나는 2010년에는 정치문화도시 베이징과 경제도시 톈진, 금융물류산업도시 빈하이가 하나의 거대한 경제생활권으로 묶여지는 것이다. 중국 중부 허브 상하이권, 남부 허브 홍콩심천을 능가하는 초대형 허브로 부상할 전망이다. 보하이만과 톈진시 중심부를 잇는 빈하이 신구의 모양은 독수리 형상을 하고 있다. 뒤로 베이징이 붙어있고 나아가 서북, 하북, 동북, 몽골, 카자흐스탄을 연결, 황해로, 태평양으로, 전세계로 날아오르는 형세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센젠, 푸동과 홍콩, 싱가포르에 대응해 만들었던 우리나라 특구의 현 상황은 어떤가. 인천, 부산진해,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이 출범한지 4년째를 맞았지만 이 곳에 들어오는 기업은 손을 꼽을 정도요, 기반시설 투자는 거북이 걸음만 하고 있다. 3년 후 1,200만TEU급으로 급격히 커지는 톈진항은 중국 동북지방 화물환적을 겨냥해 동북아 허브항만 발전을 지향해온 부산항에 직격탄을 줄 것이다. 상하이와 겨눌 정도로 성장하게 될 빈하이 금융허브 역시 한국이 추진해온 동북아 금융허브에 적색신호를 보인다. 첨단산업 허브 역시 우리와의 기술격차를 더욱 좁혀놓을 것이다. 우리가 정말 분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젠 정부와 지자체, 기업과 근로자들 모두가 '경제'라는 하나를 목표를 향해 다시 한번 질주해야 한다. 고속성장의 고속철을 탄 빈하이에서 동남쪽,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기자의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고 있었다. 물류허브 '순항' 톈진항 컨처리용량 2010년까지 2배로 공항 활주로 2개증설…인천공항 '위협' 진빈 고속도로와 이어지는 신항4호로 끝단. 거대한 톈진항의 북항, 남서쪽으로는 남항이, 북동쪽으로는 현재 한창 건설중인 동항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북항에는 수많은 컨테이너선박들이 내륙으로부터 가져온 수출용 화물을 선적하고 있고 보하이 해 가운데로 2~3km가량 뻗어있는 남항에선 벌크선들이 일본 수출용 석탄을 싣느라 크레인을 분주히 놀리고 있다. 남항 배후에는 석유 저장시설과 송유관, 주유를 기다리는 70십여대의 탱크로리 차량의 줄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현재까지 건설된 톈진항의 항만 면적은 42㎢(1,270만평), 2010년 남항 추가부분과 동항 건설이 완료될 경우 보세구를 포함해 100㎢(3,025만평)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게 된다. 현재 수심은 18.5미터, 연말까지 19.5미터로 준설할 계획이다. 25만톤급 선박과 1만2,000 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이 접안할 수 있다. 지난해 톈진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595만 TEU. 벌크를 포함한 전체 화물처리량은 중국내 4위, 세계에서는 상하이, 싱가포르, 로테르담, 닝보, 광조우에 이어 6위를 자랑한다. 그러나 톈진항의 성장은 이제부터다. 향후 4년내(2010년까지) 컨테이너 연간 처리 용량이 1,200만 TEU로 2배이상 커진다. 일반화물을 포함할 경우 연 처리량이 지난해 2.58억톤에서 4억톤으로 급증한다. 오우용린 톈진항 뉴스센터 주임은 "컨테이너 처리량이 올해 700만 TEU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은 추세라면 2010년 1,200만 TEU가 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다. 이처럼 톈진항의 화물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배후에 제조업단지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다 중국 서북 화북지역과 동북지역 일부까지 커버하고 나아가 몽골화물의 수출까지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컨테이너 물동량의 70%이상이 톈진을 제외한 기타도시에서 온 것들이다. 중국 동북지역의 화물을 겨냥해 건설한 동북아 허브항만 부산항 신항이 닭 쫓던 개 신세를 면치 못할까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진해운 톈진분공사 공수현 지사장은 "상하이 역사는 겨우 200년으로 개항전에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지만 톈진은 오랜 전통을 가진 항구"라면서 "중국당국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만큼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육상물류 부문의 성장세도 눈이 부실 정도다. "톈진 국제공항의 여객과 화물운송량을 합해 최근 2년간 연평균 30~4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하나뿐인 활주로를 총 3개로 확대하는 작업을 톈진시 정부가 추진하고 있습니다" 톈진항 허 지앙 보세구관리위원회 연구실 과장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톈진공항의 활주로가 2개 늘어날 경우 현재 2개의 활주로에다 활주로를 하나 더 늘리는 베이징 국제공항의 규모와 크기가 같아진다. 톈진시는 톈진 국제공항 확장에 26억위안(3,171억원)을 투입해 1개의 활주로는 금년내, 나머지 1개는 201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며 증축 후 2015년까지 연간 560만명, 50만톤 수송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톈진공항의 급성장으로 현재 화물수송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천공항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당국은 여기에다 베이징 주변에 추가로 화물과 국내 여객을 담당할 국제공항 자리를 찾고 있다고 한다. 톈진공항 신설 활주로 아래쪽에 접한 60만㎡(18만1,500평)에는 110명 탑승용 프랑스 여객기 A320 조립공장이 들어선다. 지난 5월 착공, 올 연말 완공하고 내년 8월부터 조립을 시작하며 '09년6월 첫 조립 비행기를 출고하고 '11년이후에는 해마다 44대의 비행기를 생산해 낸다고 한다. 톈진의 철도는 중국 전국을 연결하는 6대 철로와 연결돼 있다. 톈진-베이징 간에는 2개의 왕복화물철로와 3년전에 개통된 1시간내외의 시간이 걸리는 2개의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에 앞서 내년 6월께에는 최고 30분대에 도착할 수 있는 고속철이 개통된다. 현재 톈진 역사에서는 과거 역사 뒷편이었던 쪽을 광장과 건물로 바꾸면서 역사 앞뒤의 역할을 바꾸는 천지개벽 작업에 한창이다. 베이징에서 빈하이까지 1시간30분 가량 걸리는 찐찜탕 고속도로에 이어 그 북쪽에 왕복8차로의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남쪽에도 왕복 8차로의 고속도로를 신설하기 위해 설계작업이 진행중이다. 톈진에서 빈하이를 왕복8차로로 잇는 빈하이대로도 65억위엔(7,927억원)을 들여 건설할 계획이다. 제조업에서 첨단 환경도시 지향한다 톈진시 똥리구 똥리호 남쪽 양북공로 북쪽, 공항물류가공구 동쪽 일대. 끝없는 평원으로 지금은 풀밭과 공터로 놀리는 땅이지만 이곳은 중국의 첨단산업을 이끌어갈 메카가 될 곳이다. 항구 뒤쪽 40㎢(1,210만평)에 제조업기지를 갖추고 있는 톈진경제기술개발구(TEDAㆍTianjin Economic-technological Development Area)가 관장, 개발하는 TEDA개발서구의 핵심이다. KOTRA 베이징 무역관에 따르면 2005년말 현재 TEDA에 입주한 외국계 투자기업과 투자액은 4,067개사, 290.4억달러, 내자기업은 총 9,185개사에 이른다. TEDA에 따르면 현재 전자통신부문이 54%, 의약 6%, 기계가공(도요차 자동차 등) 28%, 식품 4%, 기타가 8%를 차지한다. TEDA에서 생산되는 휴대폰이 중국 전체 휴대폰 총량의 4분의1, 전세계 휴대폰 총량의 7분의1을 차지할 정도다. 역사적인 철강산업과 보하이만 석유생산을 바탕으로 하는 화공산업은 이 권역밖에 있지만 역시 그 규모가 엄청나다. 양쯔강 삼각주 지역은 상하이라는 소비시장을 중심으로 한 소비재 산업이, 홍콩 센젠 등 주강 삼각주지역은 역시 광조우라는 거대 유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노동집약적 소비재 생산지역이라면 환보하이만권을 중심으로 삼는 톈진은 중국내 최대의 제조업단지가 들어선 곳이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제조업 바탕을 삼아 TEDA 개발서구 지역에 첨단산업, R&D, 연구소 등을 집중 유치, 첨단산업의 허브로 키우는 작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톈진시는 GDP의 2.5%를 R&D에 투자하고 2010년까지 공업생산액 중 첨단기술산업의 비중을 50%이상으로 끌어올릴 구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 12%로 2010년에 1인당 GDP를 7,000달러로 높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진행중이다. 정부연구소 100개와 기업연구개발센터 200개를 유치한다는 복안을 세워두고 있다. 저우신 TEDA 선전부 신문반 과장은 "이미 개발서구 계획면적 중 4.97㎢에 대한 국가의 허락이 났고 30여개의 첨단회사 연구소들이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R&D센터도 이곳에 터를 잡을 계획이다. 그는 또 "TEDA의 R&D는 제조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베이징의 중관촌과는 기능이 다르지만 머지않아 중관촌의 규모를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내 최고의 제조업기지를 첨단산업기지로 변신시키는 거센 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빈하이 신구가 상하이 푸동, 센젠과 또 다른 점은 성장방식의 질적인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평원으로 이뤄진 빈하이 신구의 습지와 수면면적은 무려 전체의 29%를 차지한다. 2010년까지 11차 5개년 계획기간 중 자원이용효율을 높여 단위생산가치 에너지 소모를 10차 5개년계획말기 대비 20%이상 줄인다는 것이다.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지속가능발전 시스템을 구축 뿌였게 뒤덮인 스모그도 걷어낸다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7/31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