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재정절벽(정부 재정지출의 갑작스런 중단이나 급감에 따른 경제충격)을 피하지 못할 경우 내년부터 자본이득세 및 배당세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기업들이 서둘러 인수합병(M&A) 및 배당금 지급에 나서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마치기 위해 사모투자회사나 개인들이 보유한 기업들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배당세율의 경우 현재의 15%에서 최대 40%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사모투자회사인 TPG는 지난달 최대주주로 있는 비타민 제조업체 시프뉴트리션의 지분을 세계적인 제약회사 바이엘에 12억달러를 받고 매각하기로 했다. TPG는 자본이득세가 인상되기 전에 주식 양수도 계약을 완료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내 회사를 매각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받을지, 매각시기를 내년으로 늦추더라도 더 높은 가격에 팔지를 놓고 고민하는 기업도 있다. 화학기업인 TPC의 이사회는 퍼스트리저브와 SK캐피털파트너스가 연내 주당 45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나섰으나 이노스펙이 내년에 주당 47.5달러에 인수하는 안을 제시하면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현재의 낮은 배당세율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기업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CNH글로벌 지분 12%를 인수하기로 한 피아트인더스트리얼이 대표적이다. 피아트인더스트리얼은 내년에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이에 반대해 주식을 매각할 소액주주들을 배려,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10달러의 특별 연말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투자은행 훌리한로키의 글로벌 최고기업재무담당자 스콧 애덜슨은 "내년에 자본이득세 및 배당세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수많은 기업 양수도 계약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