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 100% 비결? 맞춤형 교육 덕분이죠

'건설플랜트 관리자' 과정 수료생 전원 사우디 등 출국
K무브스쿨 1기 순항

정부의 해외 취업 지원 프로그램 'K무브스쿨'의 해외 건설 플랜트 현장관리자 양성과정에 참여한 연수생들이 전공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취업지원센터

"외국 기업의 인력 수요를 파악한 뒤 맞춤형 연수과정을 설계해 충실히 교육한 게 해외취업 100%를 달성한 비결입니다."(김승용 한국취업지원센터 대표)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양질의 해외일자리를 발굴해 수요에 맞춰 청년들을 교육하는 'K무브스쿨' 사업을 지난해 9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도입 첫해 6개 기관이 개설한 각 과정에 모두 155명의 지원자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가장 먼저 연수가 끝난 한국취업지원센터의 '해외 건설 플랜트 현장관리자 양성과정'은 수료생 23명 전원이 해외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취업지원센터의 김승용 대표는 13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과거 해외취업연수는 구인 기업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연수생 늘리기에만 주력하다 보니 취업도 잘 안됐고 근로조건이 나쁜 일자리도 많았다"며 "이번 K무브스쿨의 경우 맞춤형 연수 덕분에 기업들도 원하는 인재를 얻어 좋아하고 청년들도 해외의 괜찮은 일자리를 얻어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동을 비롯한 해외 각지에서 플랜트 건설에 나서고 있는 국내사들이 현지 관리 인력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점을 알고 이 연수과정을 만들었다. 플랜트 관리자는 회사와 기술자들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아 현장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명령하고 감독하는 역할이다. 플랜트 공정에 관한 토목과 전기, 건축 등 18개 전공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과 일정 수준의 외국어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 김 대표는 "국내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관련 분야 취업을 못 하고 있는 구직자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인력을 찾는 회사 담당자들과 수차례 회의를 통해 플랜트 전공과 용어, 외국어 등을 가르치는 6개월 과정의 연수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연수생 선발이나 교육 시 구인 기업 관계자들이 직접 참여토록 했다. 지난해 10월 24명의 지원자가 연수를 시작해 1명은 중도에 포기하고 리비아의 한 공공기관에 취업했으며 수료한 23명 모두 플랜트 현장관리자로 뽑혀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싱가포르 등지로 이미 파견됐거나 출국 대기 중이다.

이달 연수를 마치는 창조와 혁신(연수기관)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해외영업ㆍ물류 과정'도 최초 참여자 24명 가운데 12명의 취업이 확정됐으며 남은 인원들은 구직 활동을 하거나 기업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부가 올해 K무브스쿨 사업 규모를 1,200명까지 대폭 늘릴 방침인 가운데 업무 담당자들은 제도 정착을 위해 ▦참여기관 검증 강화 ▦기관ㆍ연수생 도덕적 해이 방지 ▦지방 출신 연수생 생활비 지원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연수기관이 갑자기 늘면 질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각 기관이 얼마나 좋은 해외 일자리를 확보했는지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혜 창조와 혁신 실장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연수기관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 공모 기간을 늘리고 설명회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연수생 본인 부담금이 거의 없는 점 때문에 쉽게 연수를 포기하거나 사업 취지와 달리 국내취업으로 돌아설 경우 교육비 일부를 연수생에게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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