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北경수로 기자재 공매 무산

필리핀서 매수 나설지 주목

지난 2003년 공사가 중단된 후 매각이 추진된 북한 원자력발전소 기자재에 대한 공매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인수에 관심을 보인 필리핀이 매수에 나설지 주목된다. 22일 한전의 한 관계자는 "당초 2곳이 공매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냈다"며 "그러나 19일까지 가격입찰서를 제출하지 않아 입찰이 유찰된 만큼 재공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자재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주도로 북한 신포에 한국형 경수로를 짓는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대북관계가 악화되면서 각 제작사가 반제품 형태로 보관해왔다. 공매는 KEDO에서 소유권을 넘겨받은 한전이 주관하고 있다. 41개 품목에 달하는 기자재의 전체 장부가격은 7억달러 규모지만 감가상각 등이 고려돼 공매 예정가는 1억1,267만달러로 책정됐다. 이달 초 필리핀의 마크 코주앙코 하원의원이 'KEDO 기자재를 모두 사고 싶으니 공매일정을 필리핀 대선이 예정된 오는 5월 이후로 미뤄달라'는 내용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 친서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전달해 이번 공매에 관심이 쏠렸다. 기자재 매각을 위한 재공고가 예상됨에 따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던 필리핀이 실제로 참여할지 주목된다. 필리핀이 이 기자재를 사들이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원전 수출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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