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갈등’ 이젠 끝내자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최근들어 다시 증폭되고 있다. 환경보전을 주장하는 종교인들과 환경단체들은 `3보(步)1배(拜) 시위`를 벌였고 일부 환경단체 회원들은 방조제 공사현장에서 점거농성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북지역 주민과 공무원들은 상경시위와 정권퇴진 투쟁 경고로 맞서고 있다. 새만금사업과 관련한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91년 착공된 새만금 사업은 96년 시화호 수질문제가 부각되자 환경단체들이 `새만금 지역의 수질이 시화호보다 더 나쁘다`고 주장하면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국민의 정부는 논란이 끊이지 않자 99년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 수질보전대책을 점검했으나 사업추진여부에 대한 찬반의견이 팽팽해 2년간이나 사업이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당초 98년 완공하려던 방조제 공사는 2006년으로 연기됐다. 결국 정부는 2001년 5월 수질이 다소 나은 동진강 유역을 먼저 개발하고 만경강 유역은 나중에 개발하는 `순차적 개발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새만금을 둘러싼 논란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종교계와 환경단체들은 갯벌보존을 이유로 새만금 사업의 중단을 요구함으로써 해묵은 논쟁이 다시 시작됐다. 여론을 의식한 노무현 대통령은 새만금 사업의 재검토를 위한 `신구상기획단` 구성을 지시했다. 세 정권 연속으로 사업 자체가 재검토 대상이 됨으로써 새만금 사업이 또다시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민관공동조사단의 2년간 활동 결과에서 보듯이 신구상기획단에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특단의 대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초 기획단 멤버로 거론되던 전북도 단체들이 참여를 거부, 기획단의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데다 여당에서조차 새만금 용도와 관련된 결론을 올해 안에 내리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초까지는 이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 3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인 새만금 사업이 정권 교체 때마다 오락가락함으로써 엄청난 국력이 낭비되고 있다. 사업의 계속여부와 개발지 용도를 둘러싼 갈등과 대립이 줄어들기는커녕 되레 증폭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부 정책이 잇달아 변경되면서 우리 정부의 신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새만금을 놓고 이런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을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는 없다. 시행착오는 한두번으로 족하다. 정부는 더 이상 새만금에 매달려 국력이 소모되는 일이 없도록 이제 하루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오철수(사회부 차장)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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