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가전 홈네트워크] "차세대 '황금어장' 잡아라"

2010년 세계 시장규모 1,062억弗…매년 19% 성장
韓·日·美·유럽등 업계·정부합심 제품출시·기술개발 박차

‘2010년 1,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잡아라’ 홈네트워크 시장을 둘러싸고 전세계 전자 업체들의 물밑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홈네크워크 시장은 아직 형성 중인 잠재 시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2~3년 뒤부터는 ‘황금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주요 업체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 관련 제품 출시 및 기술개발, 표준 선도, 기업간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황금 시장'= 전문 조사기관은 대부분 홈네크워크 시장 규모가 2010년에는 1,000억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트너 그룹의 경우 세계시장이 지난해 518억 달러에 이어 오는 2010년 1,06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19%의 높은 성장률이다. 특히 핵심 품목인 홈 게이트웨이는 지난해 24억 달러에서 연평균 48% 성장, 2010년 243억달러로 10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홈네트워크 시장도 아파트를 포함해 내년 약 8조원에 달하고 매년 25% 이상 초고속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홈 네크워크 사업을 담당하는 있는 권희민 DSC 솔루션개발 팀장은 “최근 국내 소비자 여론 조사에서 홈 네트워크가 꼭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83%에 달했다”며 조만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홈네트워크 시험장' 한국= 선두 주자는 바로 한국이다. IT기술과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휴대전화 보급률 등이 세계 최고 수준인 데다 사이버 아파트도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전세계 시장 선점 기회도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것. 이미 정부도 오는 2007년까지 총 2조원을 투입, 1,000만 가구에 디지털 홈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지난 2002년말 독자 홈네트워크 시스템 브랜드인 ‘LG 홈넷’을 발표했다. 또 지난해 7월 서울 장안동ㆍ방배동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만 3,500 세대에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히 세계에서 유일하게 홈네크워크 상용화 제품을 일반 매장을 통해 개별 제품으로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TV 리모컨으로 TV 화면에 표시된 메뉴를 보며 TV에 연결된 DVDㆍ홈시어터ㆍ오디오 등 모든 AV 기기를 제외할 수 있는 ‘애니넷’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미 생활가전 기능과 방범ㆍ방재 기능을 갖춘 ‘홈비타’ 홈네트워크 시스템도 보유하고 있다. 또 올해만 대구ㆍ화성ㆍ의정부ㆍ대전 등지의 아파트 4,000여 가구에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수주,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전세계 시장 선점 경쟁 치열= 한국은 물론 뒤늦게 뛰어든 일본도 홈네트워크 사업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히타치ㆍ마쓰시타 등 100여개 일본 업체들은 디지털 홈 제품의 표준화를 위해 컨소시엄 ‘에코넷’(Echonet)을 구성, 표준화 작업과 관련 핵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도 정보화 프로젝트인 ‘e-재팬’에 400억엔을 투입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도 주택공사인 ‘중방’을 중심으로 오는 2005년까지 사이버 아파트 2,000만호를 건설키로 했다. 미국ㆍ유럽은 제품 개발보다 원천기술 확보로 주도권을 쥔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ㆍIBMㆍ인텔ㆍ아메리카온라인(AOL) 등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MITㆍ스탠퍼드 등 유명대학과 산학 협동을 통해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오는 2006년까지 36억 유로를 투자, ‘홈 엔바이런먼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홈네트워크 제품은 판매보다는 기술력을 과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측면이 크다”면서도 “실제 시장이 형성되는 2006년부터 업체간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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