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장 경쟁 CEO인신공격 비화

'빌 게이츠는 멍청이'선 마이크로시스템스와 오라클의 최고경영자(CEO)가 업계 라이벌인자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들어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에 대해 인신공격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미국의 유에스에이투데이지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코트 맥닐리 회장과 오라클의 랠리 엘리슨 회장이 라이벌인 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을 향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까지 하는 등 비난의 강도를 높이며 서로 골 깊은 앙숙이 돼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엘리슨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천하의 바보도 빌 게이츠보다 뛰어난 경영수완을 보일 수 있다며 비꼬았다. 또 직원들이 운집한 한 모임에서 그는 빌 게이츠 회장이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조롱하는 컴퓨터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자사 직원들의 적개심을 북돋워 주기도 했다. 엘리슨 회장 역시 각종 공식석상에서 입에 담기 어려운 비어까지 사용하면서 빌 게이츠 회장을 비난했다. 또 그는 자신과 빌 게이츠와의 대결을 선량한 '인간'과 마이크로 소프트라는 '괴물'간의 싸움으로 규정했다. MS의 직원들은 이들의 공개적인 비방에 대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게이츠 회장이 내부적으로 분노를 삭이고 외부적으로는 이에 일절 대응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달, 공개적인 대응은 피하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공개적으로 라이벌 업체의 최고경영자에 대해 욕하는 것은 과거 전통적인 산업분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최고경영자가 시티그룹의 최고경영자에게 '바보 같은 녀석'이란 욕을 했다면 아마도 전 미국이 충격에 빠졌을 것이란 게 유에스에이투데이의 설명이다. 이 같은 사태와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사사로운 감정싸움에 휘말릴 경우 기술 개발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미국 IT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IT업계를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도 곱지않아 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서로 경쟁하면서 뭔가 이뤄내려는 과정 중 파생된 것이라면서 큰 문제는 아니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아직 IT기업들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방을 대하는 문화가 좀더 성숙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는 서버용 소프트웨어 등에서, 그리고 오라클은 데이터 베이스 등에서 MS와 격렬한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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