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은 고구려사 왜곡 문제와 관련,23일 두 차례 외교차관 회동을 비롯한 외교채널을 총동원, 9시간 30분 가량의 `릴레이 협상'을 통해 교과서 개정 등 상당 부분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진(崔英鎭) 외교통상부 차관과 방한중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아시아담당 부부장은 이날 오전 양자회동에 이어, 오후 7시 40분부터 4시간 동안 만찬회동을 갖고 잠정합의 내용을 양국 지도부에 보고하고 훈령을 기다리고 있다.
양국은 이날 잠정합의 내용에 대해 베이징 당국이 긍정적인 훈령을 보내올 경우24일 오전 합의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양국은 두 차례 외교차관 회담 이외에도, 반기문(潘基文) 장관-우 부부장 면담과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우 부부장, 박준우(朴晙雨) 외교부아시아태평양 국장-꿍쉬앤여우(孔鉉佑) 중국 외교부 한반도담당 부국장 사이 등 다각적인 채널을 가동,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한 해법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국장은 이날 밤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모든 채널을 총동원해 9시간 30분 가량 고구려사 왜곡 문제를 심도깊게 협의했고 이견이 상당히 좁혀졌다"며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으며, 중국측도 나름대로 어려움을 설명하면서 원만한타결을 위해 성의있는 자세로 임했다"고 밝혔다.
양측이 이날 릴레이 협상에서 어떤 내용에 잠정합의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우리 정부가 가장 심각히 여기는 내년 9월 학기 역사교과서 개정과 관련, 중국측은 고구려사 왜곡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한편, 중앙 및 지방을 불문하고정부 차원의 왜곡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의 삼국시대사 부분에서 `고구려사'를 삭제하기 이전으로 원상회복하라는 우리 정부의 요구에는 현실적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대사관측 관계자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24일 오전 합의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측은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이 느끼는 심각한 우려를 대단히 예민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23일 일련의 회동에서 중국측은 오는 26일 국가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방한에앞서 어떤 형식으로든 이 문제를 원만히 타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최 차관은 23일 오전 우 부부장과의 회담에서 우리 정부와 국민이 느끼는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전하고 중국 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의있고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유.인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