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에는 빠질 것이라는 민간 연구기관의 지적에 대해 국책 연구기관이 “그럴 가능성이 없다”며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산업연구원(KIET)은 18일 ‘한국경제의 일본형 장기불황 가능성’이란 전망자료를 통해 “일본 장기불황의 원인으로 꼽히는 총요소생산성의 하락, 자산버블 붕괴, 은행의 부실대출 혹은 유동성 함정 등이 국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국내에서는 총요소생산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부동산 버블도 단기간에 형성된 소규모 버블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부실대출도 상당 부분 치유된데다 은행ㆍ기업들의 보수적인 경영으로 재무구조 건전성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어 윤 실장은 유동성 함정과 관련, “유동성 함정에 빠진 일본은 제로금리에 잠재생산보다 실질생산이 크게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며 “하지만 한국은 이중 어느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아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투자와 소비의 이중침체로 인한 수요부족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투자규제 완화로 기업 신규투자를 늘리고 가계부채 축소로 소비부진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경제위기론과 관련, “현재와 같이 경제상황이 불투명해 비관론과 낙관론이 혼재할 때는 컨센서스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며 “경제에 대한 낙관으로 위기도래 가능성을 무시하면 진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