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in 마켓]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지금이 중국 투자할 때"
최근 악재는 경제 체질 좋아지는 과정의 산물
'질적 성장' 지속으로 4분기엔 주가 반등할 것


"중국 투자는 지금이 적기입니다."

조용준(49·사진)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3일 기자와 만나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작업에 따른 기업 연쇄부도와 그림자 금융 위기 우려 등 최근 떠오르고 있는 중국 경제의 악재들은 중국 경제체질이 좋아지는 과정의 산물"이라며 "현재의 주가조정 국면이 장기 투자자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통상적으로 중국 증시는 2·4분기와 3·4분기에 위기론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가 4·4분기에 급등하는 패턴을 보여왔다"며 "올해도 이런 패턴을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센터장이 중국 기업 투자에 대한 낙관론을 펴는 것은 중국 정부의 경제 관리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 정부는 경제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제 체질개선에 따른 경기 위축을 우려하지만 사실 차근차근 체질개선을 실현하면서 '마이 웨이'를 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제기되는 중국경제 위기론은 중국 정부도 이미 예견했다는 게 조 센터장의 설명이다. 조 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성장을 포기하고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면서 개혁을 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성장률을 7.5% 수준에 맞춰가면서 질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시장의 우려와 달리 중국의 1·4분기 성장률은 7.4%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기대치(7.5%)와 거의 맞아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목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경제가 앞으로 순탄하게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상하이 차오르(超日) 태양에너지 과학기술유한공사 등 일부 중국 기업의 부도로 촉발된 회사채 부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월평균 적자 기업 수는 5만7,546개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전체 대비 적자 기업 수 비중도 16.6%로 2년 연속 늘었다. 중국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센터장은 이 같은 시각에 대해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중국 기업의 부도는 과잉설비 업종의 한계기업 퇴출을 통해 시장 규율을 강화하려는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전체 채권시장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기준으로 2%에 불과하다"며 "중국의 채권시장은 금융채와 국공채 위주로 구성돼 있고 부실한 회사채는 1% 미만으로 미미하다"고 말했다.

중국발 금융위기 우려에 대해서도 "지나친 걱정"이라고 잘라 말했다. 조 센터장은 "중국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약 4조달러의 외화보유액 중 절반에 달하는 미국 국채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제로 금리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금융시장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중국발 금융 위기는 현실적으로 일어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국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재정정책의 영향을 받는 섹터가 유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 센터장은 "올해 중국 정부의 재정지출 계획에 따르면 보장성 주택 건설, 농업·수리 시설, 중서부 철도 확장, 환경보호, 사회보장 사업 등의 영역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첨단산업과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특히 이동통신·신에너지·빅데이터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조 센터장은 국내 증권업계에서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 고려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치고 중국 상하이 교통대 경제대학원을 다녔다. 현재는 금융투자협회 중국자본시장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중국 1등주 랩과 펀드를 만들어 히트상품으로 키워냈다. 출시된 지 6개월이 된 이 상품들에 가입한 고객은 5,000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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