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5 부동산대책에 이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추진 등 추가 대책을 7일 발표했다. 판교 신도시에 대형평수 공급을 늘리고 강남 수준의 `미니 교육특구`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국민주택 규모의 아파트 분양가에 대해 원가연동제를 부활시켜 분양가 간접규제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의 조합원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에 대해 개인재산권 행사제한 논란이 있는 것처럼 상품인 주택의 원가공개를 강제할 수 없다는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아파트를 지을 뿐이지 분양가를 결정할 권한은 시행사(부동산개발업체)의 몫`이라는 건설회사의 하소연이나 `땅값이 뛰고 있는데 분양가를 동결한다면 사업을 할 수가 없다`는 시행사의 주장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하지만 지난 98년 자율화 이후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평당 아파트 분양가가 30% 가량이나 오른 사실을 감안하면 분양가의 투명한 공개와 원가연동제는 충분히 추진해 볼만한 방안임에 틀림없다. 다시 말해 주변시세에 맞춰 아파트 분양가를 책정하고 택지비나 건축비 등을 역산해 끼워 맞추는 방식은 전국이 부동산 열풍에 휩싸여 있는 현 상황에서 청산돼야 할 관행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선시공 후분양` 제도의 확산을 위해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 규모에 대해서도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이 이루어지면 분양가 원가연동제 등 정부의 가격 규제는 더욱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국민주택기금이 지원되는 서민용 소형주택에 대해서는 정부가 가격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마감재를 선택해 분양가를 인하할 수 있는 옵션제도 등을 확대해 나가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다만 분양원가 공개의 범위와 내역에 대해서는 정부가 앞으로도 신중히 검토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는 현재 원가 공개대상을 시공능력평가 100순위 이내로 할 것인지 아니면 300순위 이내로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신도시의 중대형 아파트 공급물량을 늘려나간다는 정책 방향과 어울릴 수 있도록 지나치게 공개업체를 넓게 잡기보다는 부동산 분양가의 추이를 살펴보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게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원가공개 내역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구분과 척도가 있는 만큼 최대한 시공 및 건설업체가 분양가 공개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는 유연함이 요구된다 하겠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