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라크 궁사들의 목숨 건 훈련 일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양궁대표팀은 총격전이 벌어지는 전장 근처에서 훈련하는 등 늘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이라크에는 변변한 양궁장이 없어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도로변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연습을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대표팀의 주장인 알리 파이야드는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 바로 옆에서 훈련하기도 했다"면서 "매우 위험하지만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파이야드는 또 "야외 훈련장소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군인들이 교전을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훈련을 멈추고 대피소를 찾아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다. 베닷 에르베이 양궁대표팀 감독은 "테러와 내전 등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정부가 우리를 뒷받침해 줄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훈련 환경이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이라크 양궁 선수들은 꿋꿋이 희망의 화살을 쏘았다. 남자 컴파운드 이브라힘 모하메드는 16강에 올라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여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1회전에 탈락한 란드 알 마시하다니는 "평소에는 기록이 더 잘 나오는 편"이라며 "경험이 부족해서 금메달을 기대하며 출전한 것은 아니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주장인 파이야드는 "우리는 훈련을 계속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면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은 나쁘지만 이라크 양궁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