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가계들이 대거 빚을 내서 주택을 구입하면서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보다 최대 2.5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가격 하락과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 흡수 능력이 외국보다 그만큼 떨어짐을 의미하는 것으로 집값 안정 등을 목표로 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으로 일반 가계의 부담이 예상외로 클 수 있음을 보여준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계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지난해 말 현재로 사상 처음 50%를 돌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환란 당시 40% 안팎에서 맴돌다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지난 99년 34%선까지 뚝 떨어졌지만 이후 주택가격 상승 바람을 타고 2001년부터 급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1년 40.9%에서 불과 4년 만에 10%포인트 가량 급등, 지난해 말 현재 50.4%에까지 이른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일본은 20%가량에 머물고 있고 미국도 30% 정도에 불과하며 영국은 중간인 2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가계들이 빚 상환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기껏해야 2분의1 수준에 불과함을 보여준다.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축적도가 낮은데다 외환위기 이후 차입 자금에 의한 주택 구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