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돌 안승규 한전기술 사장 "올 수주액 50%이상 늘려 2兆 목표"

日 원전사고 이후 설계기준 등 강화… 내년까지 100% 기술자립 완료할것
제주에 국내 최대 해상풍력단지 추진… 2020년 매출 5兆 글로벌 톱5 도약


"화력발전 설계 기술은 인도네시아(5억달러), 인도(10억달러) 등 작은 프로젝트부터 하나 둘 따내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 설계 기술도 조만간 중국으로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건설 등 35년 가까이 민간에서 해외사업을 도맡았던 안승규(사진) 한국전력기술 사장. 지난 25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용인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안 사장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8,000억원 늘어난 2조원으로 잡았다"며 "해외 수주액도 9,072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가시화하고 있는 사업들이 여럿 있어 머지않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얘기가 되는 건'을 내놓을 것임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전기술은 오는 2020년 매출 5조원, 세계 5위권 전력플랜트 메이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한전기술은 2009년 쾌거를 올린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때 설계를 담당했다.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르네상스에 제동이 걸린 것이냐는 질문에 안 사장은 "그래도 많은 국가들이 원자력 확대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는 것은 원자력이 유일한 에너지 대안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진 등 특수한 환경에서의 안전성을 담보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층 강화된 설계기준과 개선된 기술, 최고 품질의 설비로 계산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상황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말이면 원전설계 기술 100% 자립화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원전 계측제어시스템, 원자로 냉각 펌프, 원전 설계용 안전코드 등 3대 핵심기술의 국산화가 완료되지 않아 자립화 정도가 9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안 사장은 "2012년 말 이전에 100% 국산화를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주요 국가들이 기존 정책을 재검토하는 등 단기적인 원전시장 위축은 불가피한 상황. 하지만 "화력, 신재생에너지, 설계ㆍ구매ㆍ건설 일괄서비스(EPC) 사업 등 에너지 전분야에 걸쳐 보완할 수 있어 타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기술이 적극 추진하는 분야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인 해상풍력. 지난해 12월 제주도와 협약을 맺고 국내 최대인 총 102㎿ 규모의 제주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대림산업과 '제주 해상풍력발전사업 추진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안 사장은 "해상풍력은 경제성이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육상보다 경쟁력이 높다"며 "기업은 전력판매수익과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사회는 고용효과와 관광소득 등의 부가 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면 제주도 어민들은 가두리 양식업에 진출해 전력생산과 지역주민의 상생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해외 EPC 사업 역시 결실을 볼 시점이 왔다는 평가다. 한전기술은 세계 전력시장의 일괄발주 추세에 맞춰 원자력ㆍ화력발전소의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 취임 2년. 이제 한전기술은 민간기업 같은 공기업으로 변모했다. 안 사장은 "마케팅ㆍ회계ㆍ재무 모두 다 바꿨다"면서 "영어를 비롯해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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