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공사 준공을 보지 못하고 시청을 떠나게 돼 아쉽지만 청계천이 세계적인 명물로 거듭날 때를 기대하는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한상주(61) 청계천복원추진본부 복원사업담당관(과장)은 청계천 복원공사 착공을 불과 몇시간 앞두고 32년 동안 몸담았던 서울시를 떠나게 됐지만 시청을 떠나게 됐지만 공사에 대한 강한 애착을 나타냈다.
한 과장은 지난 75년 7급 공무원(토목직) 공채로 서울시에 입성한 뒤 32년 동안 근무하며 남부순환대로,성산대로, 올림픽대교, 한강대교 등 굵직굵직한 공사에 참여해 온 도시기반시설 공사의 산증인이다. 특히 성산대로의 경우 담당공무원으로는 드물게 공사 기획에서 준공까지 전과정에 참여, 지난 77년 4월부터 80년 6월까지 공사 진척과정을 슬라이드 필름으로 담아냈다.
한 과장은 32년 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청계천 다리의 원형ㆍ원위치 복원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수표교나 광교를 원위치에 원형대로 복원할 경우 청계천이 당초 의도와 달리 변형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적의 원형ㆍ원위치 복원 만을 주장하기 보다는 현실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성산대로와 올림픽대로의 경우 각각 독립문과 풍납토성에 대한 지나친 배려(?)로 도로가 기형적인 모습으로 휘게 되었다며 털어놓았다. 아울러 현재 광화문 교보빌딩 앞 고종 친경비 옆에 자리하게 된 `도로원표`에 문화ㆍ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던 사실에 대해 회고하기도.
한 과장은 “정년을 1년 앞두고 후배들에게 승진의 기회를 주고 싶어서 명예퇴직을 택했다”며 “청계천이 당초 계획을 담은 조감도처럼 멋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