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발레무대와 만나세요

새로운 발레무대와 만나세요 '신시21' 등 타장르 접목시도 잇달아 국내 발레가 변하고 있다. 현대화라는 이름으로, 조심스럽게, 주제에서 동작에서 무대장치 상황연출에서 또 장르를 넘어서는 시도로 많은 것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의 뿌리에는 여전히 옛 것이 있는 듯 하다. 그러한 변화가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창조라는 뜻이다. 옛 것과 새로운 것이 만나면서 기묘한 변화를 연출하는 무대가 있다. 장선희 발레단의 창작발레, '신시(神市)21'은 여성에 의해 새롭게 재해석되는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한다. 소설가 이인화씨의 대본과 젊은 작곡가 원일의 음악으로 '파우스트2000', '황진이' 로 잘 알려진 장선희 발레단이 공연에 나선다. 호자(단군신화에서의 호랑이)에게 버림받은 웅녀는 환웅을 만난다. 천상의 아들과 지상의 딸은 인간 단군을 낳는다. 이로써 신과 자연의 질서가 인간적 질서로 인해 하나되는 고대적 유토피아, 신시가 만들어지는 것. 한편 2000년 서울엔 인신매매단 호자와 몽골에서 온 웅녀 모녀가 있다. 그리고 혼탁하기 그지 없는 현실을 극복하는 웅녀를 통해 하늘과 땅이 결합했던 신시가 다시금 열리게 된다. 황재원 이준규 김형남 등의 남성무용수와 함께 안무자 장선희씨가 출연, 파격적이고 장르 해체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던 발레 세계를 다시금 펼친다. 조선시대 회화인 몽유도원도도 새롭게 태어난다. 코리언발레시어터(단장 서차영세종대교수)가 준비한 '몽유도원도'는 한국무용과 고전발레가 결합된 '퓨전발레'다. 같은 방향의 손발이 함께 움직이는 한국무용의 기본 동작과 다른 방향의 손발이 움직이는 서양무용의 기본을 섞어 새로운 춤사위를 개발하는 등 동작 구성과 의상 제작 등에 있어 변화를 꾀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무릉도원을 당대 최대의 화가 안견에게 설명해 완성된 산수화다. 야심가였던 안평대군이 왜 무릉도원의 꿈을 꾸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 세상의 헛됨을 꿈을 통해 깨달은 안평대군이 결국 마음의 평화를 되찾는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한편 바흐의 음악도 발레라는 색다른 옷을 입는다. 한국발레협회가 준비한 4편의 창작발레 모음, '발레가 바흐를 춤춘다면'이 그것. 바흐와 무용의 만남으로는 국내 처음이다. 김학자, 도정님, 박인자, 진수인 씨 등 4인이 각각 바흐의 고전곡에 맞추어 한 편 씩의 창작발레를 선보인다. '신시21' 25~26일 오후 7시30분(26일4시공연 있음)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02)3408- 3280. '몽유도원도' 27~28일 오후7시30분(28일오후3시공연 있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408-3278 '발레가 바흐를 춤춘다면' 23일 오후7시30분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02)538-0505. /김희원기자 heewk@sed.co.kr입력시간 2000/11/20 17:3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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