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 농구가 사상 첫 아시안게임 동반 금메달에 두 계단만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4강 상대가 모두 일본이다. 1일 인천과 화성 코트는 한일전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재학(모비스)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1일 오후7시45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준결승을 치른다. 지난달 29일 8강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카타르마저 꺾고 5전 전승을 거두며 H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일본은 G조 2위. 한국이 일본을 누르면 결승에서 이란-카자흐스탄전 승자와 3일 오후6시15분 금메달을 다툰다.
12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은 중국과 필리핀이 탈락하면서 금메달 가능성이 부쩍 커졌다. 세대교체 과정인 디펜딩 챔피언 중국은 준결승 진출이 좌절돼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첫 노메달로 돌아섰고 우승 후보 필리핀도 한국전 역전패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떨어졌다. 한국은 지난달 27일 8강 리그 2차전에서 문태종(LG·38점)의 소나기 슛을 앞세워 16점 차 대역전승(97대95)을 거뒀다. 일본은 필리핀에 비하면 한 수 아래의 상대. 하지만 중국을 79대72로 잡을 정도로 잘 풀리는 날이면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보인다. 특히 가드진의 개인기가 좋아 분위기를 살려줄 경우 화를 입을 수 있다. 결승에 오르면 한국은 이란과 붙을 확률이 높다.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2연패에 빛나는 이란은 최강 전력으로 이번 대회에 나왔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악착 수비로 상대의 진을 빼고 후반 들어 맹공을 퍼붓는 기존 전략으로 일본을 최대한 수월하게 이기고 이란전에 대비한다는 계산이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여자 농구는 1일 오후5시30분 화성 종합경기타운에서 일본을 만난다. 역시 전력상 한국의 우세가 예상된다. 일본이 같은 기간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1진을 파견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주전 가드 박혜진(우리은행)의 발목 부상이 가장 큰 걱정이다. 이미선(삼성)이나 이경은(KDB생명)이 박혜진의 공백을 메워줘야 한다. 4년 전 졌던 중국에 설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본을 넘어야 한다. 여자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막판 잘못된 파울 판정 탓에 홈팀 중국에 64대70으로 아깝게 졌다. 중국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대만과 맞붙으며 결승은 2일 오후6시15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