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 영상을 앞세운 3차원(3D) 디지털지도가 잇따라 등장해 포화상태에 이른 내비게이션 시장의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익숙치 않은 화면과 디지털지도 유료화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 반응 등 아직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비게이션 디지털지도 업체들은 실제 주행중인 도로와 주변환경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3D지도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팅크웨어가 최근 3D 디지털지도를 탑재한 내비게이션 제품을 출시한 데 이어 엠엔소프트, SK에너지, 시터스, 파인디지털 등도 상반기에 3D 전자지도를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의 반응은 다소 회의적이다. 제품 자체로는 우수하지만 과연 시장성이 있는 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3D 지도가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어 단순히 눈으로 보기에는 좋지만 주행 중에 운전자가 3D 화면을 볼 경우 2D 지도에 비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길안내가 가장 큰 목적인 내비게이션에 있어 지도의 화면은 부가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드웨어 업체들도 3D 제품을 썩 반기지는 않는 눈치다. 3D 소프트웨어의 사양에 맞추려면 약 10만~20만원 가량의 비용상승 요인이 발생한다. 최근 내비게이션 가격이 20만원대 후반에서 3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질 정도로 가격경쟁이 심한 점을 감안하면 무리하게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다. 디지털지도 유료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반응 역시 해결 과제다. 팅크웨어는 최근 3D 디지털지도를 선보이면서 연간 2만원씩 사용료를 내도록 유료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무료 서비스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이 얼마나 호응을 보일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내비게이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일본에서는 오래 전에 등장했던 3D지도가 종적을 감췄다”면서 “3D 디지털지도가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