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경기도 서해안 일대 소래와 남동ㆍ군자 등의 염전지대에서 나오는 소금을 수탈하기 위해 일본이 지난 1937년 8월 개통한 수인선(水仁線). 1973년 7월까지 36년간 운행돼오다 인천항만의 확장 건설로 5.1㎞가 단축된 뒤 수원~송도 46.9㎞만 운행됐다. 이후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1995년 12월31일 폐선되는 운명에 처했다.
이처럼 과거 58년 4개월간 쉬지 않고 달렸던 수인선 협궤열차의 뒤를 잇기 위해 수립된 복복선전철 개통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수도권 시민들의 애환이 서린 이 수인선 협궤열차가 마지막 경적을 울리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도 벌써 1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새로운 물류시대를 열어가겠다던 정부의 희망찬 계획도 말뿐이다. 당초 1995년 착공, 2008년 완공 예정이었던 수인선(오이도~인천) 전철 완공 시기는 사업비 부족과 주민들의 이런저런 민원으로 훨씬 지연되면서 오는 2013년으로 5년가량 연기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늘어난 것은 주민들의 불신과 한숨뿐이다.
병폐와 태만, 정책과 정치적 대립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수인선 건설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국회의원ㆍ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만 되면 포크레인이 동원돼 공사하는 시늉만 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이용되기 일쑤였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수인선을 지하로 건설해야 하며 화물차 통행과 도심 통과는 안 된다는 주민들의 지역이기주의도 한몫했지만 ‘강 건너 불 보듯’하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 매년 기획재정부 예산심의 과정에서 우선순위에 밀려 이제는 언제 완공될지 아무도 장담 못하는 지역의 애물단지 사업으로 전락해버렸다.
자치단체장과 지역 국회의원의 무능력도 집고 넘어가야 하지만 그렇다고 수인선 건설 문제를 언제까지 바라만 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인천은 2009년 세계도시축전,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도로 인프라 사정이 열악한 지역여건을 감안 할 때 수인선 건설은 앞당겨 완공돼야 한다. 경기 남부 또는 충청도ㆍ전라도 관광객들은 수원에서 열차를 한번만 갈아타면 가장 빨리 인천으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산 타령만 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강남과 분당 노선과 같이 민자를 유치해 조기에 개통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한 일이다.
물류의 허브를 꿈꾸는 대한민국으로서 수인선 건설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수도권 남부지역의 사통팔달 역할을 할 수인선을 조기 개통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는 깊이 고민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