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벌금납부등 기업-정부간 전자상거래「B2G」가 온라인 거래의 마지막 보물창고로 주목을 끌고 있다.
B2G란 기업대 정부(B2G·BUSINESS TO GOVERNMENT)간 온라인 거래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기업대 소비자(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대 기업(B2B·BUSINESS TO BUSINESS)간 상거래에 이어 새로운 거대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납세, 운전면허증 갱신, 교통위반 벌금 납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전산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따른 수익은 상당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닷컴기업 입장에서는 잠재력이 큰 시장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18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 조사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조사결과를 인용, 일년동안 미 지방자치정부로 납부되는 벌금이 총 4,50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대부분 직접 또는 우편으로 납부되고 있지만, 행정 전산화가 진전된다면 이중 상당 규모가 온라인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도 최근 발표한 조사보고서에서 국민들이 오는 2003년까지는 전자 행정서비스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며, 당초 2005년으로 예정됐던 전자행정서비스 실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민간 기업과의 제휴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45%는 오는 2003년부터 정부의 행정 서비스 처리가 인터넷이나 디지털 TV를 통해 이뤄지기를 원하는 반면 우편과 인편을 통한 행정 처리를 원한 응답자는 각각 23%와 9%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전산행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시장의 잠재력을 감지한 닷컴 기업들이 잇달아 B2G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거브웍스 닷컴(GOVWORKS.COM)」과 「이즈거브 닷컴(EZGOV.COM)」 등 두 개 업체가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들은 정부 고위층과의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인들을 대거 이사회로 영입하는 한편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들과 제휴 관계를 맺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거브웍스는 피츠버그의 주차위반 벌금과 오하이오주 어퍼 알링톤 지역의 하수 비용 징수를 비롯해 36개 지방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즈거브도 14개 지자체와 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밝혔다.
영국에서도 정보기술업체인 ICL이 정부 조달업무를 담당하는 구매청과 계약을 체결, ICL이 운용하는 인터넷 포털을 통해 구매청과 공급업자들간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거래건수마다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있는 ICL은 서비스를 개시한지 열흘도 안돼 수익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B2G에 성공하기가 녹록치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관료주의를 뚫고 계약을 따내기가 어려울 뿐더러 거대 시장을 노리는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정부와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온 미국 록히드 마틴의 IMS 등 기존 업체들이 인터넷 시대에도 기존 지위를 유지하려 하는데다, 현재 닷컴 기업들과 제휴관계를 맺은 대형 업체들도 조만간 경쟁자로 돌아설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
게다가 상당수 지방정부는 자체적으로 B2G를 위한 포털 구축에 나서는 등 닷컴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5/1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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