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 열린 21일 남북 당국자 간 접촉의 최대 이슈는 지난 3월30일 이후 3주 넘게 억류 중인 개성공단 현대아산 직원 유모(44세)씨의 신병 처리 문제였다.
이날 오전 9시30분 이후 7차례 예비 접촉을 벌이며 펼쳐진 남북대표단 간 신경전도 유씨 접견권을 두고 남과 북이 벌인 샅바싸움 결과다.
오전에 이뤄진 예비 접촉 때 우리 대표단은 남측 직원들이 근무하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본접촉을 하자고 했고 북측은 자기 측 건물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으로 남측 대표들이 와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동 장소를 두고 벌인 양측의 기 싸움은 결국 유씨 접견권에 대한 보장과 관련한 논의를 펼쳐나가기 위한 우리 정부의 사전 포석의 하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호년 대변인은 이날 당국자 간 접촉 과정과 관련, “접촉 장소, 의제, 참석자 문제는 지엽적인 것이었고 유씨의 안전과 접견권 보장이 본질적인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달 말 유씨를 억류한 이유에 대해 “(개성공단 북측) 여성 종업원을 변질, 타락시켜 탈북을 책동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씨가 억류된 후 3주 이상 시일이 지난 만큼 북한 당국은 유씨에 대해 세밀한 조사를 마치고 향후 처리 방침을 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남북 당국자가 접촉의 목적 가운데 유씨 신병 처리가 다뤄질 가능성이 높았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남북 당국자 간 접촉에서 유씨에 대한 문제가 거론된 만큼 조만간 유씨 문제가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북측이 유씨를 전격 석방하는 시나리오가 최상이지만 아직은 결과를 단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유씨 문제의 최종 해결 방향에 따라 남북 경색 국면이 극적으로 해소되느냐 아니면 장기화하는냐는 판가름이 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