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정홍원 총리 사퇴] 내각 총사퇴 대신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사과 → 대폭 개각' 이어질듯

총사퇴 땐 사태수습 꼬이고 인사검증 등 시간 걸려
"정치 이벤트로 비칠 우려" 6·4선거 이후 개각 유력
안행부·해수부 1순위 … 현부총리 등도 포함 가능성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격 사의를 밝힘에 따라 앞으로 뒤따를 개각의 폭과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세월호 사태 발생과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정부 부처의 무능력과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을 넘어 공분을 표출하고 있는 만큼 박근혜 대통령이 사태수습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대국민사과'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의 전반적인 기류를 보면 세월호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 총리가 사퇴하고 6·4지방선거 이전 세월호 사태 수습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할 가능성이 높다. 세월호 사태에서 나타난 정부의 무능력과 공무원들의 책임회피, 무사안일 등은 결국 국정의 최고 수반인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는 만큼 국민들에게 겸허하게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는 민심에 귀를 기울이며 대국민사과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에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국정쇄신 및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대폭 개각을 단행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청와대와 여권은 정 총리 사퇴-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대폭 개각 등 3단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각 총사퇴 대신 대폭 개각 가능성=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내각이 총사퇴를 하고 박 대통령이 선별적으로 개별 장관에 대해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내각 총사퇴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내각이 모두 사퇴할 경우 세월호 사태 수습이 더욱 꼬일 수 있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고 새로운 총리와 장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인사검증, 청문회 실시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 총리가 사퇴 회견문에서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인 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고 사죄 드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정 총리 사퇴로 개각이 시간문제로 다가온 만큼 과연 어디까지 개각이 이뤄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세월호 사고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안전행정부·해양수산부 장관은 개각 대상에서 빠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책임 문제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한 만큼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있는 장·차관과 부적절한 발언과 처신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고위 관료들이 개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경제정책을 놓고 혼선을 초래한 일부 경제관료들도 개각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개각은 6·4선거 이후 단행될 듯=여권에서는 점점 이반되는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6·4지방선거 이전에 개각을 단행해 국정운영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개각 시점은 지방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선거를 앞두고 개각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이벤트'로 비쳐질 위험이 있고 신임 총리와 장관을 임명하는 데에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날 정 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해 "지금은 총리의 진퇴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사고 현장 수습으로 정부는 흔들림 없이 사고수습에 매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6·4지방선거 이전 개각에 반대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의 핵심 부서인 안행부·해수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원망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만큼 선거 전이라도 이들 부처 장·차관에 대해 경질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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