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간부들이 말그대로 ‘칸 막이 없는 사무실’에 한 날 한 시에 모인다.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시장을 불러 끝장 토론을 열고, 굼금한 점은 해당 부서 간부에게 곧장 찾아가 즉석 상담을 진행한다. 업무상 장벽을 없애기 위한 시도다.
서울시는 18일 서울시청 신청사 대회의실에서 박 시장과 시의 실국본부장이 한 곳에서 업무를 보면서 자유럽게 토론하는 ‘집단지성 광장’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자리는 부서간 소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같은 방식은 현대카드와 현대케피탈이 한 달에 한 번 여는 ‘마켓 플레이스’가 모델이 벤치마킹 모델이 됐다. 마켓 플레이스는 50여 명의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임원진이 노트북과 필요한 업무자료만 가지고 각자 사무실 대신 칸막이 없는 공간에서 2~3시간씩 얼굴을 맞대고 업무를 해보는 방식이다.
시가 이날 진행한 집단지성광장 역시 미리 지정한 자리나 준비한 회의 주제 없이 열린다. 간부들은 저마다 되는대로 자리를 잡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시는 대회의실에 스탠딩 토론장을 비롯한 8군 데의 토론장을 마련하고 한 쪽에는 탁구대로 만든 시장실을 둬 언제든 시장과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책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도록 포스트잇에 의견을 써서 붙일 수 있는 ‘포스트잇 토론의 벽’과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한다.
시는 이 같은 자리를 통해 간부들이 부서 간의 협력 필요성과 소통의 효과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결재나 이메일 보고, 스마트폰 등 디지털 업무 문화가 자리잡은 만큼 새로운 업무 경험이 평소 시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기대다.
류경기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보이지 않는 칸막이를 허물어 소모성 회의를 줄이고 업무 처리 속도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소통의 장을 시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