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시장] 침체 가속화

주류시장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더욱이 주류업체들은 시장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신제품 개발이나 광고판촉 활동을 자제할 방침이어서 앞으로도 주류시장의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이런 가운데 유독 지난 10월 진로가 내놓은 「참眞이슬露」만 발매 44일만에 출하량 1,000만병을 돌파, 이채를 띄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맥주와 양주의 소비는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값이 싼 소주만 소폭 늘었다. 지난 10월말 현재 맥주는 모두 9,850만상자(이하 추정치)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 중에서도 생맥주는 감소폭이 1.0% 에 불과한 반면 병맥주 소비는 훨씬 많이 줄었다. 특히 위스키는 258만상자가 팔리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의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 이 가운데 프리미엄급 시장은 25~30%가 줄어들었지만 스탠다드급의 감소폭은 60~70% 에 달해 위스키시장이 고가제품 위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소주는 소폭 증가했다. 소주는 10월말 현재 모두 6만9,000상자가 판매돼 지난해보다 4% 늘었다. 소주는 올 상반기 내내 마이너스성장을 하다가 하반기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올 주류시장의 유일한 신제품인「참眞이슬露」의 경우 발매 1개월만에 출하량 600만병을 기록한데 이어 보름만에 다시 1,000만병선도 넘어서는 급신장을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아무튼 전체 주류시장의 침체를 거스르는 소주 판매량의 호조는 소비자들의 값싼 제품에 대한 선호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술시장이 가라앉음에 따라 주류업체들은 올해 신제품을 거의 내놓지 않았다. 주류 3사 가운데 (주)두산과 하이트맥주는 단 하나의 신규 브랜드도 내지 않았다.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백학, 보배등 지방의 소주업체를 인수한 직후 프리미엄급 소주 「휘파람」의 출시를 준비했지만 경기침체로 보류했다. 현재 소주 신제품 출시 계획은 완전 백지상태다. 진로와 (주)두산 역시 신제품과 관련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신제품을 내고 마케팅활동을 펼치는등 활발하게 경쟁을 해야 전체 술시장이 커지는데 올해는 워낙 시장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투자여력마저 전무, 일단 내년까지는 버티기만 하자는 생각이 일반적』이라고 업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연말 망년회 등 특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것도 예년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여 시장위축이 더욱 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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