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아빠' 허석호(33)가 한국 선수의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도전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다.
허석호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인근의 로열리버풀링크스코스(파72.7천25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쳤다.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0타로 대회를 마친 허석호는 공동11위에 올라 2004년 최경주(36.나이키골프)가 세운 한국인 대회 최고 성적인 공동16위를 넘어섰다.
1956년 연덕춘, 박명출 등 2명의 한국 선수가 브리티시오픈 무대를 밟으면서 50년 동안 7명의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아직 '톱10' 입상자가 나오지 않은 아쉬움을 허석호가 어느 정도 달랜 것이다.
허석호는 지난 2003년 1∼3라운드에서 선두권을 달려 돌풍을 일으킨데 이어 또한번 상위권 성적을 내면서 미국 무대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허석호는 1∼4번홀에서 차분하게 파를 지켜낸 뒤 5번홀(파5)에서 1.2m 버디 찬스를 만들어냈다.
가볍게 1타를 줄인 허석호는 9번홀(파3)에서도 2m 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10위 이내로 진입했고 10번홀(파5)에서는 그린 밖에서 퍼터로 굴린 네번째샷이 홀에들어가면서 공동7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그러나 11번홀(파4)과 13번홀(파3)에서 잇따라 파퍼트가 빗나가면서 공동15위까지 처져 그대로 무너지나 했다.
하지만 허석호는 16번홀(파5)에서 또 한번 버디 퍼트를 떨궈 분위기를 바꿨고 17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18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벙커에 빠트리고도 버디를 뽑아내 4라운드 72홀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전날 "파5홀에서 승부를 내겠다"던 허석호는 '다짐'대로 4곳의 파5홀에서 모두버디를 뽑아냈다.
허석호는 "밤잠을 설치면서 경기를 지켜본 고국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그래도 공동11위까지 올랐으니 실망시켜드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홀에서 꼭 버디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버디가 나와 기쁘다"는 허석호는 "아마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대표 출신인 허석호는 골프 선수로는 드물게 3년간 군복무와 무릎 수술 등을 거쳐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인물.
1995년 프로에 데뷔했지만 군 복무를 마친 뒤에야 제대로 프로 선수로 뛸 수 있었지만 1999년 무릎 슬개골 파열이라는 사실상 선수로서의 사형선고를 받고 대수술을 감행한 뒤 2001년 포카리스웨트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2001년부터 일본에 진출해 올해까지 통산 6승을 올려 한국 선수로서는 일본프로골프투어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석혜영(27)과 결혼해 오는 12월 첫 아이 출산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