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경기도가 오는 9월 광교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분양가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 16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광교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를 인근 지역인 수원 영통지구와 용인 수지ㆍ성복동 시세의 80% 수준에서 책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이 지역 아파트 값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는 상황에서 분양가를 내릴 수도 없고 인근 시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분양가를 수수방관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경기도가 이러한 진퇴양난을 겪고 있는 이유는 예정 분양가가 공사원가산정이 이뤄졌던 지난해 10월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인근 시세는 계속해서 떨어졌지만 시세 반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경기도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3.3㎡당 950만원~1,250만원 수준인 예정 분양가는 조성원가 산정이 이뤄졌던 지난해 10월 시세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며 “이후 인근 집값이 많게는 1억원 이상 떨어진 곳도 있지만 분양가에는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광교신도시 청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한 주민은 “경기도가 현지 집값 사정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지금대로라면 결국 서민주거안정과는 동떨어지게 되는 것 같다”며 말을 흐렸다. 실제로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용인 성복동의 경우 5월말 현재 3.3㎡당 평균 매매가는 1,323만원으로 이는 지난해 10월 시세보다 50만원 이상 떨어진 금액이다. 수원 영통지구의 5월말 현재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958만원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신도시 아파트 값이 기존 집값보다 오히려 더 비싸지게 된다. 이때문에 경기도시공사 내부에서는 광교신도시 수원블록의 경우 채권입찰제 적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분양가 및 기본형건축비 개정고시가 1년에 2번씩 시행돼 시세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며 “최대한 싼 값에 분양가를 결정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