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집착력이 부족하다

제1보(1~10)

[韓·中·日 바둑영웅전] 집착력이 부족하다 제1보(1~10) 이창호에게 분패한 창하오는 곧 한국으로 건너와 조훈현과 한판을 두게 된다. 제2회 삼성화재배 본선. 창하오는 시원한 세력바둑으로 조훈현을 압도하여 백으로 9집반의 대승을 거둔다. 계속해서 김동면7단까지 가볍게 꺾고 8강에 진출한다. 그러나 8강전에서 한국의 김승준에게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하여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다. 롯데배 한중대항전에서 다시 조훈현을 만나 압승의 형세를 확보했으나 다시 기적 같은 역전패를 당하고 만다. 한창 자신감이 붙어가던 창하오는 좌절감에 몸을 떤다. 눈에 띄게 우울해진 창하오를 위로해준 사람이 장쉔이었다. 장쉔은 창하오를 주점으로 끌고 갔다. “패배는 늘 있는 일이잖아. 힘 내.” “힘이 나질 않아요. 누님은 내 맘을 잘 모를 겁니다.” “왜 몰라. 지난번 김승준7단에게 지고 일어설 때 보니까 얼굴이 핼쓱하던데.” “나는 재능이 신통치 못한 모양이에요.” “재능이야 뛰어나지. 다만 집착력이 조금 부족할 뿐이야.” 주점에서 독한 위스키를 마시면서 두 사람은 밤 깊도록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주점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는 창하오도 명랑해져 있었다. 1997년 11월. 창하오는 다시 서울을 찾는다. 제9회 동양증권배 예선에 출전하기 위해서였다. 본선에 직접 초대장을 받은 중국 기사는 마샤오춘, 위빈, 저우허양, 이렇게 셋뿐이었다. 창하오는 할수없이 예선전에 출전했다. 예선전 첫판에서 만난 사람은 예전에 2전2패를 기록하게 했던 임선근8단이었다. 창하오는 바짝 긴장했으나 이번에는 무난히 이길 수 있었다. 그 다음에 만난 상대는 대만 출신으로 일본에 가있는 왕리청(王立誠)9단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5/05/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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