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불 톰슨멀티사 인수·기아자 인니 국민차 사업 참여국내기업들의 세계화가 급진전되면서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견제도 강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우전자의 프랑스 톰슨멀티미디어사 인수와 기아자동차의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은 이들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다. 두 사안에 대한 견제실태와 이에대한 해당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입장을 들어본다.<편집자주>
◎대우전자/현지언론·기업 부정여론 조성 등 텃세에/“불 정부방침 확고 도전사안 아니다” 일축
대우전자가 톰슨그룹내 가전업체인 톰슨 멀티미디어사를 인수하는데 대해 현지언론과 일부기업의 「인수저지」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일간지인 「리베라시옹」과 경제지인 「라 트리뷴」등 현지 언론들은 톰슨 멀티미디어사가 대우에 인수되는 것을 막기위해 프랑스의 제3자기업이 새로운 인수조건을 제의할 것이란 내용을 보도하는 등 대우인수의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이 보도에 대해 프랑스정부는 『새로운 인수자 선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언론, 일부각료, 야당 등은 대우인수를 막기위해 노골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야당인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당수는 대우가 참여하는 톰슨의 민영화계획 중단을 촉구하면서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이에대해 배순훈 대우전자회장은 22일 프랑크 보로타 산업장관을 방문, 『톰슨인수는 도전받을 성질이 아니다』는 것을 명백히 했다. 또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는 『프랑스정부가 방침을 바꾸지 않는한 그 어느 누구도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제3자 기업」에 대해 『조크』(우스개소리)라고 일축했다.
배회장은 또 대우가 48억프랑(약 7천4백억원)의 부채를 안는 만큼 「단돈 1프랑」에 인수한다는 항간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회장은 『톰슨 멀티미디어사의 본사를 계속 파리에 두고, 북미지역과 프랑스에서 독자적인 상표도 보존될 것』임을 약속하는 등 부정적인 여론의 무마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아자동차/EU등 “국제무역룰위반” WTO제소 반격/“인니염원담은 사업 계획대로 추진 강행”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민차(기아 세피아) 사업은 기아 아산공장에서 세피아를 조립, 매달 4천대가 수출돼 현지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달말에는 합작공장 기공식도 갖는다. 이에 대해 일본, EU는 『이 프로젝트는 국민차에 대한 차별적·특혜 관세조치(관세 및 사치세면제)이며, 부품의 현지조달 의무부여는 국제무역률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지난 4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했다.
이에 대해 김선홍 회장은 『선진국들의 방해공작은 예상했던 것』이라며 당황하지 않고 있다. 김회장은 『이 프로젝트는 「자동차산업의 독립」에 대한 수하르토 대통령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국민들의 염원을 담고 있는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완성차 4만대 수출, 98년 3월까지 현지조립생산, 98년 4월 이후 현지합작공장 준공 및 현지생산 돌입, 3년간 60%의 국산화율 지원 등 당초 스케줄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승준 부회장도 『인도네시아 정부의 대외업무 수행능력은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생각과 달리 매우 능숙하며 강력하다』며 『인도네시아는 선진국들에게 30여년간 기회를 주었다. 이제 그들은 자동차산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권리가 있다』며 「차질없는 진행」을 자신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본업체들이 지난 30여년간 90% 이상의 시장을 장악하면서도 기술이전을 기피해왔다. 우리자동차 산업을 일본이 망쳐놓았다』(산요토 투자성장관), 『계속 압력을 넣을 경우 해당국가제품의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박원배·이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