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제품값 도미노식 인상 예고

한국철강, 7일부터 철근값 톤당 5만원 올려
상승세 기대로 일부 유통대리점은 사재기


정부의 철강제품 가격인상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한국철강이 전격 가격인상을 발표하면서설 연휴 이후 철강제품의 도미노식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재료 가격과 제품 가격 상승을 예상한 일부 유통대리점들이 철강제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어 철강제품의 가격인상을 부채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철강은 7일 출하분부터 철근 가격을 톤당 81만원에서 86만원으로 5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가격인상은 전기로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철스크랩 가격 강세와 지난해 30년 만에 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따른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는 한국철강이 철근 가격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철근 가격은 현대제철이나 동국제강이 선제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한국철강 등 규모가 다소 작은 회사들이 따라가는 형태로 가격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이 정부의 제품 가격인상 억제 압박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철강 등 중소형 철강사들이 생존을 위해 가격인상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가격인상 속도가 더뎌지면서 일부에서는 철강제품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는데 있다. 이는 전세계 철강 가격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철강 가격 역시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실제 국내 열연 가격은 톤당 90만원으로 포스코는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가격을 동결해왔다. 또 철근 가격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이 여전히 톤당 81만원에 공급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미국의 열연가격은 톤당 882달러로 상승했다. 철근 가격 역시 미국시장에서는 톤당 700달러를 넘어섰고 일본의 동경제철은 철근을 포함한 봉형강류의 2월 판매 가격을 톤당 3,000엔씩 올렸다. 원화로 환산하면 톤당 88만원이 넘는 수준이다. 철근 유통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한국만 예외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결국 국내 철강업계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어 가격이 인상되기 전 미리 철강제품을 사서 쌓아두자는 대리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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