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 이사회 어떻게 개편될까

삼성그룹이 7일 금융 계열사의 이사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들 회사의 경영 체제에 큰 변화가예상된다. 삼성그룹은 계열사의 독립 경영 강화와 경영 투명성 제고를 내세웠지만 삼성의지배구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 내용은 사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의 사외이사 수를 과반수이상으로 확대하고 이사회 의장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는 것이 골자다. 또 이사회 보좌기구를 별도를 설치해 사외이사에 경영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생명의 이사회는 1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중 사외이사는 백봉호 한양대 명예교수, 백원구 법무법인 세종 고문, 황수웅 웅주세무법인 고문, 이경룡 서강대 교수, 박행천 전 국민속촌 대표이사 사장 등 5명이며 의장은 배정충 사장이다. 삼성화재의 이사회 구성원 6명 가운데 사외이사는 이제홍 한영회계법인 회장,이윤재 ㈜KorEI 대표이사, 김영철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변호사 등 3명으로 이수창사장이 의장을 맡고 있다. 삼성카드는 6명의 이사 가운데 노한성 전 동아일보 광고국장, 원정연 한양대 재무처장, 홍기택 중앙대 교수 등 3명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방침에 따라 이들 회사는 사외이사 중심의 경영 체제를 구축하게 되겠지만 이사회 의장까지 사외이사에게 맡기는 것에 대해서는 당혹감을 표시하기도했다. 삼성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다목적 포석으로 관측된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사외이사가 주도권을 쥐게 될 경우 경영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시민단체에서는 사외이사제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돼 총수 중심의 경영에대한 견제 기능이 미흡하다고 지적해왔다. 이와 함께 지난해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 문제로 비등해진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생명과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삼성 지배구조 순환고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금융권역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들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경영 투명성 제고가 기대된다"면서 "아직 그룹 방침을 구체적으로 통보받지 못해 향후 일정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그룹 지침이 내려오는대로 실행 계획을 세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오는 28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 이사회 개편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지는 불투명하지만 논의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월 결산법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오는 5~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제도를 개편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계에서는 사외이사 선임이 회사가 사실상 의결권을 갖고 있는 주주총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어떤 인물이 사외이사로 결정되는지가 경영 투명성 제고의 관건이 될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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