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식기반 농업전환 서두르자

농업부문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 농업은 거세지는 개방 압력과 신무역장벽 대두 등 여러가지 시련에 직면해 있다. 무언가 근본적인 변혁을 모색하지 않고는 선진농업국에 뒤쳐질 수밖에 없을 뿐더러 국제무대에서의 생존조차 기대할 수 없다.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자명하다. 바로 지식농업으로의 전환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프렘사무총장보는 『농업에도 기업과 인터넷에 몰아닥친 것과 같은 속도로 지식집약적 농업이 몰아닥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만큼 지금 세계의 농업은 급속도로 첨단기술과 환경, 정보 등을 종합한 지식이라는 새로운 생산요소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식을 활용하는 방안은 무궁무진하다. 요즈음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생명공학을 농업에 접목시키면 다수확·고품질의 품종을 개발해 미래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농촌에 인터넷기반을 구축하면 방 안에서도 농업정보 교류와 재배관리, 수확판매까지 간단히 처리할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을 활용한 다양한 기술을 통해 비료량을 자동 계산, 투입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고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정밀농업도 가능하다. 농약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기술, 유기농산물 생산 등 미래 인류의 생존을 고려해 자연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환경농업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이제 농업은 더이상 낙후산업이 아니다. 세계적인 식량 부족과 맞물리면서 식량의 무기화가 가속화하고 지구환경 파괴로 인해 전세계가 기상이변으로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과 환경보전의 역할을 담당할 농업의 위치는 무한하다. 게다가 첨단기술과 지식이 농업에 접목되면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획기적인 성과가 농업분야에서 얻어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최근 하루 일과를 컴퓨터로 시작하고 판매장을 만들지 않고도 컴퓨터로 해외시장까지 판로를 개척하고 있는 신지식농민들의 활동이 종종 보도된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억대의 고소득을 올리는 농민들의 성공사례도 들려온다. 이와함께 정부에서도 농업인들의 전자상거래 참여 촉진과 유통개선방안의 일환으로 2004년까지 농업인 1만여명의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전문교육을 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제는 농업에 대한 농민들의 의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비록 초기단계지만 농촌에도 드디어 지식정보의 물결이 일고 있는 것 같아 반갑다. 우리 농업이 지식농업으로 전환하려면 정부와 업계, 학계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세계무대에서 살아남으려는 농민들 스스로의 철저한 의식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거기에 실효성있는 정보화, 첨단화 정책을 수립하려는 정부의 노력과 예산도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농업인과 정부, 농업관련 업체들이 다같이 의지를 갖고 지혜를 모아 첨단화와 정보화에 매진해 간다면 우리 농업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지금처럼 젊은 일꾼들이 농촌으로 몰려들고 젊은 아이디어와 창의력, 기술과 정보를 농업에 접목시켜 나간다면 농업도 새로운 밀레니엄에는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文東信(농어촌진흥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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