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학생' 감싸안은 女검사

조사중 딱한 사정 듣고 사비털어 등록금 지원

최정숙 검사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가 폭행으로 학교에서 쫓겨나고 형사 입건된 소년을 조사하다가 딱한 사정을 전해 듣고 새 학교를 알아봐주고 등록금까지 대주는 온정을 베풀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가리봉동에 사는 고교생 김모(16)군은 어머니가 가족에게 큰 빚을 떠넘기고 가출한 후 아버지가 중국집 주방 보조원으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김군은 학비미납등의 이유로 학교로부터 수차례 자퇴를 권유받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다.그러던 중 김군은 지난달 중순 학교 화장실에서 급우를 홧김에 때려 고막을 터뜨리는‘사고’를 치고 말았다. 결국 김군은 이 사건으로 입건됐으며 학교도 자퇴했다. 김군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의 정숙(37·사시 33회)검사는 김군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문제지만 그 경위가 너무 딱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빚쟁이로부터 도망다니느라 김군 가족의 주민등록은 오래전에 말소됐다. 여기에다 올 가을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김군은 병원 치료비만 300만원을 부담해야 했다 . 최 검사는 김군이 초범인 데다 폭행을 저지르게 된 사정 등을 감안해 김군을 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고 김군의 학업을 계속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최검사는 우선 김군의 주민등록번호를 다시 살리고 경기도소재 모 고등학교로 재입학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최검사는 교복과 학용품 구입비 및 한학기 등록금 등에 쓰라며 김군에게 사비 70만원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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