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물놀이… "설사 조심하세요"

올 여름도 전국의 바다와 수영장은 수만 명의 인파로 북적댈 것이다. 신나는 물놀이를 기대한다면 많은 사람이 함께 쓰는 물은 아무리 잘 소독하더라도 언제든 세균에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분수나 조경용 연못은 수영장만큼 철저하게 관리되지 않아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생활하수, 동물의 배설물, 빗물 등에 오염될 수 있는 호수나 강 뿐만 아니라 소금기가 있는 바다, 뜨거운 온천물도 예외가 아니다. ◇ 가장 흔한 물놀이 병은 설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가장 흔한 물놀이 병은 귓병이나 눈병이 아닌 설사다. 설사하는 사람의 대변에는 수만 마리의 세균이 들어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가벼운 설사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데, 이런 사람이 수영을 하게 되면 몸에 묻은 소량의 배설물이 물을 오염시켜 이 물을 삼키는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0년 간 150건 이상의 물놀이 병 유행이 보고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수영장 물 때문에 배탈이 났을 거라고 쉽게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미처 보고되지 않은 사례도 많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또 세균이 병을 일으킬 때까지는 며칠간의 잠복기가 있는데, 잠복기가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며칠 전의 물놀이를 기억하지 않게 된다. ◇ CDC가 권고한 '건강한 물놀이 지침' CDC는 최근 물놀이를 위해서는 설사기간의 수영자제와 함께 수영장에서 물을 삼키거나 물이 입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등의 6개 권고 사항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권고사항에는 수영 전에 샤워를 하고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기저귀를 간 뒤에는 손을 씻는 등 개인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과 규칙적으로 아이를 화장실에 데려가는 외에 기저귀 교체 등의 주의사항도 포함됐다. 또 기저귀는 반드시 화장실에서 갈아줄 것과 수영전에는 아이들의 몸을 특히, 엉덩이를 비누와 물로 깨끗이 씻어줄 것도 아울러 권고됐다. ◇ 설사를 하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을 보충해 탈수를 막는 것이다. 아이가 어리거나, 임신한 사람, 다른 병이 있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탈수증상이 심하면(입안이 심하게 마르거나, 두통이 있거나, 아이가 평소와 달리 신경질적이 될 때. 특히, 하루에 5번 이상 소변을 보지 않을 때, 울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 땀을 흘리지 않을 때, 의식이 떨어질 때) 병원에서 정맥주사로라도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대부분의 설사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멎는다. 그러나 설사와 함께 열이나 오한이 동반되거나 설사에 피가 섞여 있을 때, 5일이 지나도록 설사가 멎지 않을 때는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병원을 찾도록 한다. 가벼운 설사증상을 보이는 아이에게 물놀이를 허락해 주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일 지도 모른다. 건강한 물놀이를 위해서는 물놀이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의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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