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곡물수출 중단 내년까지 연장할수도

푸틴 "올 작황 확인후 철회 여부 결정"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올해 말까지로 계획한 곡물수출 중단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3위의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가 지난 5일 곡물수출 중단을 발표하면서 밀 가격이 2년래 최고치로 치솟는 등 충격을 준 바 있어 이번 방침이 또다른 파장을 낳을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농업장관과의 면담에서 "만약 누군가 올해 12월 31일을 기다리고 있다면 이는 헛된 짓이다. 우리는 올해 작황실적을 확인한 뒤에야 수출동결 조치를 철회할 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곡물수출 동결을 서둘러 철회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푸틴 총리는 그 이유로 러시아의 올해 밀 수확량이 당초 예상보다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밀 수확량이 당초 농업부의 전망치인 7,000만~7,500만톤 보다 1,000만톤이 줄어든 6,000만~6,500만톤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밀 수확량인 9,700만톤에 비해 무려 32~38% 가량 줄어든 것이다.

푸틴 총리는 또한"일부 주요 곡창지대에서는 올해 겨울파종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작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농업위원회도 이날 "곡물수출 중단 기간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 경우 러시아의 2010~2011년 밀 수출량은 지난 2009~2010년의 1,800만톤에 비해 크게 줄어든 300만톤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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