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다른 방식이 필요했다

제3보(22~28)


실리의 요충인 백22가 다카오의 차지가 되었고 이 수가 놓인 이후로 장쉬는 계속 실리부족에 허덕이게 된다. 흑23도 녹성학원파 검토진의 지탄을 받았다. 좀더 적극적인 구상이 필요했다는 것이 그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실전은 백이 24로 지키는 자세가 너무 좋다. 무조건 어깨를 짚고 볼 자리였던 것이다.”(가토 아츠시 8단) 그가 만들어 보인 것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15까지였는데 잠시 후에 백16과 백18까지 놓아 보이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별게 없나. 백도 충분히 싸울 수 있겠구먼.”(가토) “다른 방식으로 풀어 보는 게 낫겠어요.”(미조카미) 미조카미 8단은 참고도2의 흑5를 제시했고 백은 6 이하 12로 두게 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흑이 손을 빼서 하변에 선착하면 바둑은 이제부터야.”(야마시타) “맞아. 실전은 하변을 백이 선착하게 될 테니 그 차이는 엄청나게 크군.”(가토) “우상귀의 절충은 아무래도 흑이 좀 밑진 것 같아요.(미조카미) “장쉬명인이 상대를 너무 의식한 것 같은 느낌이야. 다카오의 바둑은 두터움 그 자체인데 장쉬가 도리어 두텁게 하는 인상이잖아.”(야마시타)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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