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표적 중층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최종 확정됐다.
강남구는 '안전진단자문위원회'를 열어 은마아파트에 조건부 재건축을 허용한 ㈜한국시설안전연구원의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이에 앞서 시설안전연구원은 정밀안전진단에서 50.38점의 성능점수를 부여했다. 56점 이상(A~C등급)은 보수유지, 31~55점(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 30점 이하(E등급)는 재건축 대상이다.
이번에 D등급을 받은 은마아파트는 당장 입주민의 안전이 위험한 단지는 아니기 때문에 구청이 재건축 시기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단지는 지난 1979년 완공 이후 31년이 지나 구조체 및 설비배관이 낡았고 주차장 등 주민편의시설도 부족해 재건축 일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게 강남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총 4,424가구인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재건축 추진 9년여 만에 될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의 한 관계자는 "우선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이달 중 발주하고 이 계획을 바탕으로 서울시에서 정비구역지정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이 절차에 앞으로 6~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정비구역 지정 후에는 조합설립 인가,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 인가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해 실제 착공되기까지는 최소 4년 정도 걸릴 것으로 강남구는 내다봤다.
그러나 새 아파트가 들어서기까지는 난관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합설립 인가가 이뤄지려면 전체 조합원 4분3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소형평형의무비율과 추가 분담금 문제 등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재건축 호재에도 불구하고 은마아파트 가격은 별 변동이 없었다. 이미 재건축 호재가 반영된데다 1대1 재건축이 아닌 소형평형을 지어도 일반분양 가구 수가 적어 과거 다른 강남 재건축이 누렸던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