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 대통령은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18일 핀 키들랜드(Finn Kydland)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학 교수는 서강대 이냐시오홀에서 열린 노벨수상자 초청 강연에서 “정부의 정책행위 자체보다는 가계나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예측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4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키들랜드 교수는 서강대가 지난 14일부터 ‘세계화와 성장’을 주제로 개최하고 있는 국제 콘퍼런스 마지막 날인 이날 경제학과 학생들과 일반 청중들을 대상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시간의 흐름과 관계 없이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지 않으면 그 정책은 실패하게 돼 있다”면서 한국의 경우 부동산정책을 예로 들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면서도 매 정권마다 부동산시장을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정책이 신뢰성을 상실했다는 것. 키들랜드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고 나면 경기부양을 하고 싶은 욕망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이 경우 부동산 가격도 안정시키지 못하고 경기부양도 하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남미의 부자국가로 꼽혔던 아르헨티나가 빈국으로 전락한 반면 유럽연합(EU)의 최빈국이었던 아일랜드가 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예측 가능한 경제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는지 여부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키들랜드 교수의 전공 분야인 ‘동태적 비일관성(Time Inconsistency)’ 이론으로 정부가 경제상황이 변화할 때마다 정책목표를 변화시키는 현상이 나타나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어떤 정책목표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한편 그는 “국가 간 소득 및 부의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특정 국가가 직ㆍ간접적으로 사용 가능한 기술을 제한했기 때문”이라면서 “좋은 경제정책을 구사하면 잠재적으로 빈국들은 1~2% 수준의 소득증가가 아니라 1,000%가 넘는 증가율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