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캣워크(Catwalkㆍ패션쇼 무대)는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되는 걸까. 지나친 비용 등을 이유로 패션쇼를 포기하는 의류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인 타임이 최신호를 통해 보도했다.
타임은 패션업체들이 패션쇼를 없애는 대신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을 주도하는 기업은 폴로 랄프로렌. 지난 11일(현지시간) 랄프로렌은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 '럭비'의 패션쇼 대신 온라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럭비의 옷을 입은 모델들은 캣워크를 걷는 대신 트레드밀(달리기ㆍ걷기용 운동기구) 위를 걸었다. 모델들의 뒤편에는 방송용 파란 스크린을 걸어 1차 촬영이 끝난 후 뉴욕의 거리풍경 등을 찍은 영상과 합성했다.
이전까지 럭비의 패션쇼에는 150만달러가 들었지만, 온라인 동영상 제작에는 고작 5만달러만 소요됐다. 패션쇼장을 찾는 사람이 700여명에 불과한 데 비해 동영상 조회횟수는 4,000만건에 달했다. 랄프로렌의 마케팅국장인 데이빗 로렌은 "불황 때문에 뉴욕까지 패션쇼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적다"며 "동영상을 본 고객들은 마음에 든 제품을 찾아 구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각종 명품브랜드들도 온라인으로의 이전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알렉산더 맥퀸은 지난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의 패션쇼를 웹사이트로 생중계했다. 루이비통도 올해 초 페이스북을 통해 패션쇼를 실시간으로 방송한 바 있다.
다만 패션쇼가 갖는 상징적인 의의도 포기할 수 없는 만큼, 패션쇼가 아예 없어지기는 힘들다.랄프로렌은 우선 랄프로렌 키즈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랜드의 온라인 동영상만 제작할 예정이다. 로렌은 "고가 라인의 패션쇼 포기는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