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등대·버섯·초가 등을 형상화한 이색 전원주택들이 부쩍 늘고 있다. 독특한 외관의 이런 주택들은 방문객뿐 아니라 행인들의 시선까지 즐겁게 해준다.집주인이라면 누구나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자신의 개성이 담긴 집을 짓고 싶어하는 탓에 이같은 형태의 주택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집들과 비슷한 수준인 평당 250만~350만원의 건축비만 들이고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흙집을 짓는 이형살림집의 이성호사장은 『철도침목·옹기·황토 등 값싼 자재를 이용하더라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값싸고 눈길도 끌 수 있는 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등대주택」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세월리 남한강변에 있는 음악가 권정래씨의 전원주택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등대로도 보이고 오래된 나무배로도 보인다.
철골로 기둥을 삼고 나무사이딩으로 외벽을 장식했으며 철도침목을 이용해 데크를 만들었다. 얼핏보면 4층에 건평 100평이 넘어보이지만 실제로는 건평 40평의 3층짜리 집이다. 외관이 주는 웅장함 때문이다. 1층은 거실·침실·부엌·욕실로 구성하고 2·3층은 침실로 사용하고 있다.
권씨가 이 집을 짓는데 들인 돈은 권씨 자신도 기억하지 못한다. 지난 95년 이곳에 2,000여평의 부지를 구입한 뒤 96년부터 집을 짓기 시작해 지난해말 완성했기 때문에 그간 들인 돈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지 않다는 것.
권씨는 그러나 건축비만 대략 1억5,000만~2억원 가량 들어갔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것도 내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철골·사이딩·침목 등 값싼 자재를 사용했기 때문에 평당 200만원이면 건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삿갓 쓴 황토집」
경기 여주에서 양평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포대교를 건너 이천방향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큰 삿갓을 쓰고 있는 아담한 흙집을 만날 수 있다. 얼핏보면 커다란 버섯 3개가 자라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집주인은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으로 내려온 노부부로 건평 20평이라도 요모조모 쓰임새 있게 지은 탓에 넓고 큰 집이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세개의 원통이 만나 집을 이루는데 콘크리드로 기초적인 구조를 형성하고 벽돌과 황토를 사용해 벽을 만들었다. 자연미를 살리기 위해 황토의 질감을 고스란히 살렸고 국내산 소나무로 창틀을 처리해 곡선미를 더했다.
이 집을 지은 이성호씨는 『대부분 국산 자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평당 250만~300만원만 들이면 맘에 드는 흙집을 지을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수월황토방」 경남 산청군 원지면 수월리 「수월황토방」은 선유동 계곡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주거와 상업공간을 겸하고 있는데 둥근 지붕이 마치 고구마나 감자의 절반을 잘라 올려놓은 듯하다. 특히 지붕을 깨어진 옹기조각으로 장식해 독특한 멋을 한껏 더했다.
집주인인 박성철씨는 『몇년전 국산 미송과 황토를 주재료로 사용하고 값싼 와이어 패널공법으로 평당 200만원의 건축비을 들이고도 마음에 드는 집을 지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전광삼 기자 HISA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