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죽이는 유전자치료법 개발

김주항·윤채옥 延大교수팀
두달후 파괴율 90% 넘어…'암세포 살상' 유전자도 첫 규명


국내 연구진이 ‘릴렉신(Relaxin)’ 유전자의 암세포 살상기능을 처음으로 밝혀내고 이 유전자가 주입된 바이러스가 암세포만 골라 파괴하는 새로운 유전자 암치료법을 개발했다. 연세의대 김주항ㆍ윤채옥 교수팀은 ‘릴렉신’이라는 증폭유전자를 주입한 ‘아데노바이러스’를 뇌종양과 간암ㆍ자궁암ㆍ폐암에 걸린 쥐에게 투여한 결과 2개월 후 90% 이상의 암세포가 없어졌다고 18일 밝혔다. 산업자원부의 ‘난치성질환 유전자치료제 개발’ 과제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19일자 세계적인 암연구지인 ‘미국암연구소지(JNCI)’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증식력을 높여주는 인체호르몬 유전자인 ‘릴렉신’이 투여된 아데노바이러스가 암세포로 침투해 1만배 이상 증식하면서 암세포를 파괴했다. 또한 파괴된 암세포에서 나온 각각의 바이러스가 주변 암세포로 계속 침투해 증식하면서 연쇄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에 암세포에만 활성화돼 있는 효소인 ‘텔로머라제’를 찾아 침투하도록 ‘표적 암치료 기능’을 부여해 주변 정상세포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연구팀은 또 릴렉신이 암세포의 ‘아포토시스(세포자살현상)’를 유도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감기와 눈병(유행성각결막염)의 원인 바이러스이며 치료에 사용된 바이러스는 20일 이내에 세포 내에서 자연 소멸돼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윤채옥 교수는 “릴렉신이 바이러스의 침투력과 확산력을 높여줌과 동시에 직접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또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될 경우 1상 임상시험 후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이르면 2년 내 개발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캐나다의 연구기관에서 이 제제의 인체독성시험을 이미 마쳤으며 내년 초 두경부암에 한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대웅제약과 함께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결과에 따라 전체 암에 대한 임상시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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